‘골프’를 통해 미국 역대 대통령의 성격을 분석한 흥미로운 책이 발간됐다. ‘뉴욕타임즈’의 돈 반 나타 주니어 기자가 역대 대통령들의 골프스타일을 면밀히 조사, 미국 현대 정치사를 경쾌하게 조명한 『백악관에서 그린까지』가 바로 그 것. 스포츠 중 유일하게 심판이 없는 골프는 품위있는 방법을 동원, 플레이어의 감춰진 인격을 노출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골프 스타일을 통해 대통령의 통치스타일과 자질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윌리엄 H 태프트(27대)에서 조지 W부시(43대)에 이르기까지 지난 1백년간 미국 대통령을 지낸 17명중 14명이 모두 골프를 즐겼다는 공통점을 들어 제각각인 그들의 정치성향과 성격을 ‘순수파-최악의 골퍼-사기꾼’으로 분류해 놓았다. 숫한 멀리건 샷(미스샷을 타수에 가산하지 않은 것)을 남발할 정도로 좋은 점수를 올리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빌 클린턴을 사기꾼으로 그린 것과 “내 공에 맞은 관중 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내 골프 실력이 향상되고 있다는 것을 안다”고 할 정도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은 갤러리들을 공으로 맞혀 부상시킨 기록을 보유한 순수파 제럴드 R. 포드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또 태프트, 윌슨, 쿨리지 대통령과 함께 최악의 미국 골퍼로 분류된 로널드 레이건은 백악관 시절 핸디캡이 세자리 숫자였을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전한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앨 고어, 밥 돌, 마이클 듀카키스, 월터 먼데일 등 최근 대통령 후보들은 골프를 치지 않았고 골프를 즐기던 경쟁자들에게 패배했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만약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면 일단 골프를 치고 공개적으로 골프에 대한 정열을 드러내되, 너무 잘 치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 돈 반 나타 주니어 지음, 정승구 옮김 / 474쪽 1만7천원 아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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