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0년대 학생운동의 메카로 자리잡았던 한양대가 한총련에서 공식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한양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27일 “한총련이 한양대를 가입대학으로 생각한 것과 관계없이, 2003년도 한양대는 한총련 탈퇴 상태였음을 확인하고 공표한다”고 밝혔다. 신진수(법학 4) 총학생회장은 “탈퇴의사를 묻는 총투표를 실시하려 했으나 차기 총학생회장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하며 “한총련 재가입 여부는 차기 총학에서 논의·결정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총학생회의 한총련 탈퇴 결정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때 한양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를 둘러싼 찬반논쟁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한양대는 지난 87년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출범 이래 92년 6기에 이르기까지 의장 2명과, 93년 출범한 한총련 1기 의장을 배출했다. 한양대 총학생회장 신진수(법학 4)씨 인터뷰를 가졌다.
-한총련을 탈퇴한다고 했을때 한총련의 반응은? "대외적으로 특별한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불편했을 것이다. 단지 우리 총학생회는 차기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조용하게 탈퇴를 하려고 했었는데 일이 커져 유감이다." -탈퇴에 대한 학내분위기는 어떠한가? "한총련 탈퇴에 대해 논란이 많았는데 확인된 바로는 지지하는 쪽이 더 많은 것 같다." -학생들 반응에 대한 총학의 입장은? "현재 총학생회가 비운동권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새삼스레 ‘지지한다’고 하는 것보다는 차분하게 대응해줬으면 좋겠다. 나 역시도 한총련을 비판하지만 그들도 존중받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다만 한 대학 단위로 가입 탈퇴하는 식의 한총련 조직관에 대해서 비판하는 입장이다. 직접적으로 전하려 했으나 누락된 이 의견들을 한양대 총학생회 입장에서 확실히 전달하고 싶었다. 내년부터는 한총련의 가입, 탈퇴 여부가 전학대회에서 결정하게 되므로 논의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지금 결정하게 된 것이다." -처음 31대 총학이 출범하면서 비운동권 노선을 타게 된 경위는? "한양대 총학생회라면 한양대와 한양대 학생이 가장 우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치적 목소리에 너무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학내 게시판에 올라오는 학생들의 목소리도 작은 정책, 정치(사회정치)의 일환(정치적 목소리)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정치 투쟁이나 대 사회적인 기능에 앞서 학생 복지 등이 우선돼야 한다. 학술, 문화, 복지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절대 생각없는 목소리가 아니다. ‘복지'가 왜 학생운동이 될 수 없는가?! 이제 학생운동도 시위나 투쟁보다는 사회봉사로 변환돼야 할 때가 됐다. 일부 학생운동 소멸론자들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 시대 흐름에 따라 우리에 맞는 학생운동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비운동권으로 있다가 갑자기 탈퇴선언까지 했는데. "사실 2003년도 3월에 31회 총학 출범 직후에는 ‘굳이 선언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총련 대의원들이 소속 유지를 위해서 단과대학 분은 물론 총학 분까지 모두 거둬들여 분담금을 내는 것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활동방향이라면. "물론 한양대 학생들을 위해 복지, 문화, 학술 등에 우선적으로 힘을 쏟을 것이다. 그 다음에 대외적으로 우리의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보탤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