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황방한 계기로 기초 인성교육 되살리자
[사설]교황방한 계기로 기초 인성교육 되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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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8일 4박 5일간의 방한일정을 모두 마치고 출국했다. 한국에 도착하는 날부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귀국비행기에서 기자회견까지 한 교황은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로마시내의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을 찾았다. 한국소녀가 교황에게 장미꽃다발을 전달하며 성모마리아께 봉헌해 달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교황은 항상 약자편을 들고 나병환자까지도 감싸주었던 아시시 프란치스코 성인의 이름 본떠 자신의 교황 명을 지었다. ‘낮은데로 임하소서’라는 의미의 이름을 지은 교황은 지금의 교황이 최초다. 원래 아르헨티나 주교시절 이름이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인 교황은 교황으로 선출되었을때 옆에 있던 추기경 누군가가 “가난한 사람을 잊지 말아주세요”라고 말하자 그 자리에서 프란치스코라는 교황 명을 택했고 자신이 택한 교황의 이름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가톨릭 신자 수만 12억명에 이르고 엄청난 종교적 권력을 가졌음에도 교황청의 고급 공용차를 마다하고 소형차를 운행하고, 바티간내 교황궁이 아닌 인근 작은 게스트하우스에서 혼자 기거하며 세계적 종교지도자로서, 성직자의 역할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방한기간 중 교황은 국산소형차와 KTX를 타고 무릎이 불편한데도 미사 중 신자를 위해 계단으로 내려와 포옹했다. 커다란 종이에 방명 사인을 부탁하는 주교들에게 보일 듯 말듯 이름을 쓰고 '나는 별 볼일 없는 존재'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암시하며 ‘씩’ 웃는 교황의 모습은 연출되거나 의도된 보여주기가 아니었다.

교황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사랑’ 그 다음이 ‘한국’ 그 다음이 ‘사람’과 ‘마음’이었다. 교황은 방한 첫날 청와대 연설에서 ‘평화’, ‘사람 중심 경제’, ‘가난하고 소외된 자 배려’ 그리고 ‘소통’ 등 4가지 가치를 강조했다. 사제단이나 주교들이 분석한 교황의 방한 메시지는 ‘공감’ ‘배려’ ‘경청’ 그리고 ‘소통’이었다.

사랑, 사람, 마음, 배려, 공감, 소통, 겸손이라는 말은 우리가 평소에 얼마나 많이 사용하고 많이 언급하는 단어들인가.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사회에서 이러한 말들이 제대로 사용되고 실천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오히려 일등만이 살아남고, 성과지상주의, 적자생존, 경쟁, 목표달성, 이기심, 소영웅주의, 책임회피, 불만, 갈등, 폭력, 엽기적 살인, 왕따 등의 말들만 난무한다.

바로 기초 교육부재가 이러한 사회현상을 일으킨 원인(遠因)이라고 생각한다. 4~5세부터 시작해 초등학교 때까지 영어학원에, 미술, 음악, 태권도학원을 돌며 숨 쉴 틈 없이 달려온 아이들은 중학교 입학하자마자 선행학습이다 뭐다 초죽음이 된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고나서는 대학 진학 가능 여부를 떠나 소위 수험생이라는 신분으로 살아가야 한다. 덩달아 수험생을 둔 가족들도 초비상이 걸린다. 대학에 진학해서는 좋은 취직자리 위해 스펙을 쌓아야 하니 본의 아니게 오랜 기간 대학을 다니게 되는 장학생(長學生)이 되고 만다. 지금의 교육시스템, 교육정책으로는 이해, 양보, 배려, 겸손, 경청, 소통 이라는 말을 제대로 배우고 실천 해본다는 것 자체가 요원하다.

이번 교황 방문 때 가톨릭 신자가 아님에도 사람들이 교황의 언행에 열광했고 ‘프란치스코 신드롬’, ‘프란치스코 효과’라는 용어까지 탄생했다. 그만큼 우리사회가 비정상이고 무언가 바뀌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배어있기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고도 성장기에 성과일변도로 앞 만보고 달려왔던 대한민국.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마침 교육부 장관이 새로 부임했다. 지난 20일 황우여 장관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진들과 조찬을 하며 지난 1995년 단행했던 5.31 교육개혁을 언급했다고 한다. 고등교육 개혁뿐만 아니라 우리의 초중등교육시스템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굳이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떳떳이 살아나갈 수 있도록 교육 패러다임을 과감히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교황이 강조했듯이 진정한 의미의 사람이 되고, 이해와 배려, 경청, 소통을 할 줄 아는 국민이 된다. 국가의 3요소는 주권, 영토, 국민임을 누구나 다 안다. 제대로 된 국민이 살고 있는 나라를 우리는 선진국이라 부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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