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주최 '국회 교문위 위원장 및 여야 위원 초청 대학 총장 간담회'

설훈 교문위원장 "대학 평가 정부 주도가 아니라 대학 주도 돼야"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 "정책에서 대학이 소외받지 않게 하겠다"

[한국대학신문 신나리 기자] 국회와 교육부, 대학의 삼자 협의체가 구성될 전망이다. 설훈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과 이상일 위원(새누리당 의원)은 국회가 앞장서 대학구조개혁의 평가 지표 등 대학 현안에 대해 논하는 협의체 구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설훈 위원장은 21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한국대학신문 주최로 열린 ‘국회 교문위원장 및 여야 위원 초청 전국대학 총장 간담회’에 참석해 “대학 평가는 정부 주도가 아니라 대학 자체에 권한을 주고 평가 지침을 만드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국회가 앞장서 대학과 교육부, 국회가 구조개혁 평가기준을 비롯한 대학 현안을 논의할 독립된 틀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고등교육 현안에 대한 전국 대학 총장들의 의견을 국회 상임위에 전달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간담회에는 설훈 교과위원장과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 전국대학 총장 18명이 참석했다. 본지에서는 이인원 회장과 홍남석 대표이사가 참석했으며 박성태 발행인의 사회로 진행됐다.

협의체 논의에 대한 포문은 김준영 대교협 회장이 열었다. 김 회장은 “얼마 전 황우여 신임 교육부 장관을 만나 평가기관이나 평가지표와 관련해 대학과 국회, 교육부가 협의 체제를 이뤄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안했다”며 “황 장관은 긍정적으로 답을 했다. 이에 대한 교문위의 의견을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야 교문위원들은 협의체 구성에 동의한다는 뜻을 표했다.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은 여당교문위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교문위에서 앞장서 고등교육 정책에 대학이 소외받지 않도록 하겠다. 각 대학 총장과 구조개혁 평가지표에 대한 생각을 듣겠다”며 “오는 10월 1일 시작되는 국정감사 중에 협의체 구성이 소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과 국회, 교육부의 삼자 협의체를 두고 대학총장들은 고등교육 정책에 대학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겠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김준영 대교협 회장은 “오늘 이 자리가 교육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협의체 구성을 반겼다. 홍철 대구가톨릭대 총장 역시 “대학평가 지표에 관해 각 대학의 특성과 다양성이 반영돼야 한다”며 “국회와 교육부, 대학이 이제 매듭을 지을때가 됐다”고 말했다.

총장들은 또 대학구조개혁과 정원감축 이후 대학의 발전방향에 대해 집중 거론했다. 박춘배 인하대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로 각 대학은 특성을 살려 살길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때때로 법이 도와주지 않는다”며 현행법으로는 우리 대학이 해외에 분교 설립을 할 수 없게 돼 있는 실정을 지적했다.

박 총장은 “우리나라보다 교육수준이 뒤 떨어진 나라에서는 정부에서 투자할테니 한국의 우수한 교육제도를 현지에 심어달라고  요청이 들어온다. 하지만 법률적 기반이 마련돼 있지 않아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며 대학의 미래 전략에 대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홍승용 덕성여대 총장 역시 대학구조개혁 이후의 대학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총장은 “우리는 자본주의에서 인재주의로 넘어가는 시점에 있다. 앞으로는 인재가 있는 곳에 자본이 있다”며 “인재주의 핵심은 대학이다. 학령인구가 줄고 경쟁력은 높여야 하는 대학의 미래에 대해 어떤 정책으로 지원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대학구조개혁 평가 개선을 비롯해 △대학 특성화 △지방대학 육성사업 등 대학과 관련된 현안이 자유롭게 논의됐다.

김석준 안양대 총장은 “현재 대학은 전국 200여개 대학이 정부가 제안하는 중점 분야를 육성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립과 사립 차이도 없고 수도권 지방 차이도 없다”며 “연구중심 대규모 대학들은 국가적으로 산업에 투자하고, 그렇지 않은 대학들은 특성화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며 각 대학의 설립이념에 따라 다양성을 존중하고 특성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지수 국민대 총장은 국가발전기반인 과학과 공학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유 총장은 “국가발전기반은 과학과 공학, 실험 설비를 통해 이뤄진다. 대학은 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하는데,  현재 등록금 동결, 정원감축, 인건비 상승으로 투자상황이 좋을 수 없다”며 과학 공학에 들어가는 실험설비 투자를 낮출 수밖에 없는 대학의 현실을 전달했다.

이날 간담회는 오후 5시까지 2시간 반에 걸쳐 진행될 정도로 열기를 띠었다. 간담회에는 △김준영(성균관대, 대교협 회장) △유지수(국민대) △홍철(대구가톨릭대) △홍덕률(대구대) △이근영(대진대) △홍승용(덕성여대) △최성해(동양대) △전혜정(서울여대) △황선조(선문대) △김석준(안양대) △박춘배(인하대) △안병환(중원대) △김윤배(청주대) △김병식(초당대) △이강웅(한국항공대) △채수일(한신대) △강희성(호원대) 등 대학 총장 18명이 참석했으며 국회 교문위에서는 임진대 수석전문위원, 이준화 입법조사관, 조종오 입법조사관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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