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차현아 기자] 전쟁으로 피폐해진 팔레스타인에 교육이라는 새로운 희망이 싹트고 있다. 팔레스타인 교사들이 한국의 앞선 정보통신분야 기술과 선진화된 교육 시스템을 배워갔다.

한국항공대(총장 이강웅)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있는 라말라 지역의 교사 및 학교 관계자를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 교육 노하우를 전수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연수는 지난 6월 25일부터 8월 18일까지 두 달간 진행됐다. 수료식은 일정 마지막날인 18일  인천 정석항공과학고(교장 구훈서)에서 열렸다.

이번 한국연수에는 24일 개교를 앞둔 팔레스타인 쿠푸르니마 기술고의 교사 및 학교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쿠푸르니마 기술고는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팔레스타인에 세워진 두 번째 직업훈련 학교다. 120명 정원의 이 공립 기술고에는 △컴퓨터 수리 △정보통신 △산업전자 △전기설비 등 정보통신분야에 관련된 4개 학과가 개설됐다. 팔레스타인 학생들에게 보다 체계적인 직업훈련과 안정적인 취업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연수에 참가한 쿠푸르니마 기술고의 교사와 학교 관계자들은 연수기간동안 실기교육을 배우고 산업현장을 방문했다. 정석항공과학고 현직 교사들로부터 교무, 학사, 산학협력 등 학교운영 노하우도 전수받았다.

쿠프르니마 기술고 정보통신학과 교사인 오반 바르고티(35)는 “한국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위해 정규 수업 외에도 다양한 방과후 활동을 지원하고 연구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가면 학생들에게 더 좋은 교육혜택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번 연수는 코이카, 한국항공대, 정석항공과학고 3개 기관의 협력으로 이뤄졌다. 코이카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요청에 따라 2007년부터 팔레스타인 현지의 직업훈련을 지원했으며 2010년 첫 직업훈련학교인 제닌 기술고를 설립했다. 제닌 기술고가 팔레스타인 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자 두 번째 직업훈련학교인 쿠푸르니마 기술고를 설립했다.

한국항공대는 산하 기구인 개발도상국기술경영지원센터(소장 박종서 항공전자 및 정보통신공학부 교수)를 통해 쿠푸르니마 기술고의 설립은 물론 이번 연수 프로그램을 총괄 진행했다. 한국항공대 개발도상국기술경영지원센터는 정부 부처로부터 다양한 ODA(정부개발원조) 사업을 위탁받아 전 세계 개도국 교육기관의 역량강화 및 인력양성에 기여했다. 팔레스타인 이외에도 아프리카, 미얀마, 네팔 등지에서 ODA 사업을 수행해오고 있다.

정석항공과학고는 연수 프로그램을 위한 교육장소를 제공했다. 특히 정석항공과학고는 50여 년 전 독일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직업훈련학교인 ‘한독기술학교’를 전신으로 하고 있다. 독일의 지원을 받은 지 50여 년 만에 지구촌의 또 다른 개발도상국인 팔레스타인의 교사 및 학교 관계자들을 초청하여 연수를 실시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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