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교수 연구비 비리 내부고발 연세대 김이섭 강사

“지식인들의 목소리로 부패의 고리를 끊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연세대 독문과 일부 교수들의 연구비 유용 의혹을 실명으로 공개해 대학사회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던 '김모 강사'가 이 사태와 관련,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 섰다. 연세대 독문과 김이섭 강사는 "비리를 키워온 '대학'에 칼을 댄다는 심정으로 이 일에 뛰어들었다"며 "그동안 비정규직 교수(시간강사)들이 대학 사회에서 제 목소리를 낼 만큼의 지위를 차지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대학에서 자행되는 부조리에 이의제기 하지 못한 것은 큰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학진의 실사 결과 김 박사가 제기한 의혹들이 일부 사실로 드러나 연세대는 현재 해당 교수들의 징계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연세대에서 열린 '학술진흥재단 연구비 유용 및 임용비리 의혹 규탄 기자회견'에서 그를 만났다. -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실사로 교수들의 비리사실이 밝혀졌는데. “불과 이번 사건뿐만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학진에서 밝힌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연구처에서 실행되는 작업에까지 이러한 부정적인 관행이 널리 퍼져 있을거라 생각한다.” - 학진 실사 직후 해당교수들이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처음부터 줄곧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다가 이제는 드러난 사실들에 대한 치졸한 변명을 늘어놓기만 할 뿐이다. 정말 실망했다.” - 심경은 어떤가. “한길을 가야할 교수들 사이에 분쟁이 일어난 것에 대해 유감이다. 오랜 관행으로 자리잡은 불신을 털고자 시작했던 '연구비, 임용 비리 척결’주장으로 정규직 교수들과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된 것이 못내 씁쓸하다. 그러나 (나는) 여러 악조건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비정규직 교수들의 선봉에서 평화적이고 합법적으로 투쟁해 갈 것이다.” - 요구사항은 뭔가. “진상규명이 우선이다. 독문과에서 임용비리 해당 자료를 공개하는 것과 함께 교수들의 양심선언도 필요하다. 연구비를 유용한 교수들은 이 사건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하고, 잘못 쓰여진 연구비는 제자리로 돌려 놓을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학교측에 교수임용기준 정보(절차, 심사, 평가내용 등)를 공개할 것을 다시한번 요구해 볼 생각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행되지 않을 경우, 총학 등과의 공동대응으로 행정소송을 준비하는 등 비양심적 행동들을 '법'에 호소할 것이다. 또 후학들을 갈취하고 상대방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람들에게 징계를 요청할 방침이다. 정규직 교수들 가운데 다수는 권력을 앞세워 후학들을 압박해왔다. 그런 사람들에게 법적인 심판은 당연한 거라 생각한다. 연구비 유용과 교수임용비리 등 대학사회에서 금전ㆍ권력비리는 추방돼야 한다.” - 김 박사가 교수들을 명예훼손 했다는 반발도 있다. “그분들이 말하는 ‘명예’라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 본인의 복권운동은 어떻게 진행할 예정인가. "내가 제시한 문제들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비정규직 교수들 모두의 문제라 생각한다. 나는 그들의 권리를 위해 운동하는 것이다. 당장 강의를 하지 못한다고 해도 동료들의 권리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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