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이은주 양 졸업 나흘 앞두고 숨져

"며칠만 더 살아있었더라면 학사모를 쓰고 기뻐했을텐데..." 지난 16일 밤 9시경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은주 양(단국대 건축공학 4)의 빈소는 한순간 울음바다가 됐다. 희귀병인 '루푸스'를 앓으면서도 학업에 정진하다 병이 악화돼 졸업식을 나흘 앞두고 숨진 제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지도교수가 학사모와 학사복, 학위증을 갖고 빈소를 찾은 자리였다. 고 이은주 양은 중학교 3학년때부터 루푸스에 시달리면서도 고등학교 졸업은 물론, 대학에서도 8학기를 모두 이수하고 오는 20일 단국대를 졸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병이 악화돼 16일 끝내 눈을 감았다. ‘루푸스’는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관절과 근육, 피부, 장기 등에 심각한 손상을 주는 류머티즘 질환의 일종. 온몸에 통증과 무력감을 동반하는 희귀병으로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치유가 어려운 질병이다. 이 양은 그러나 병마와 싸우면서도 평점 3.0을 넘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학점을 모두 이수했고, 최근 졸업을 앞두고는 특히 1급 건축사 기능시험 1차 합격을 따 내기도 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빈소를 찾은 전재열 교수(건축공)는 “은주는 평소 루푸스를 앓는 것을 내색조차 하지 않았다”며 “교우관계도 좋고 학업에 대한 의지도 강한 학생이었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 양의 아버지 이희선 씨는 전 교수에게 학사복과 학위증을 전해받고 "평소 은주가 학위복을 입고 싶어했다"며 "며칠만 일찍 학위증을 받았더라면 우리 아이가 기뻐했을텐데..."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양의 가족들은 전해받은 학위복을 이 양의 시신과 함께 화장해 강에 뿌릴 예정이며 졸업식에도 참석해 이 양의 못다 이룬 꿈을 대신 하기로 했다. 한편 단국대 건축공학과는 오는 20일 졸업식장에서 이 양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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