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대학가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렁이고 있다.

지난 8월 25일, 400여명의 대학생들이 서울 시내를 행진하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경희대·서울대 정문 앞에서부터 시작해 한강대교, 동대문역을 지나 광화문 광장까지 “세월호는 안전하지 못한 대한민국이 만든 참사다. 세월호를 기억하자”며 목소리를 냈다.

한동안 SNS에서는 대학 총학생회장 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들까지 단원고 고(故) 김유민 학생의 아버지 김영오씨의 단식 농성에 뜻을 같이하며 동조 단식 농성을 벌이는 인증 사진들이 여기저기서 올라왔다.

해외 교수들도 릴레이 동조 단식을 벌이며 이에 동참했다. 452명의 해외 학자들의 세월호 성명 발표를 주도한 남윤주 뉴욕대(버펄로) 교수, 권경아 조지아대 교수, 김선미 뉴저지 라마포대 교수 등은 지난 24일 ‘해외동포 릴레이 단식(Fast4Sewol)’ 페이스북에 자신들의 동조 단식 사진을 올렸다.

대학가에선 ‘얼음물 샤워’라고 불리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ange)에서도 세월호를 기억하려는 분위기가 고조된다.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미국 ALS(루게릭병)협회에서 치료법 개발을 위해 시작한 모금운동의 일종이다.

‘나눔’의 의미인 ‘얼음물 샤워 운동’이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한다는 뜻과 하나가 되며 번지고 있다. 박이랑 경희대 총학생회장은 지난 8월 26일 “루게릭 환우들이 빨리 치유되길 바라고 세월호 특별법 이 하루빨리 제정되길 바란다”며 얼음물을 뒤집어썼다.

294명의 희생자와 10명의 실종자가 발생하며 300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가며 전 국민을 슬픔에 빠지게 한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지도 벌써 130여일이 지났다. 희생자 대다수가 청소년들이었고 제대로 된 구조작업이 이뤄졌다면 희생이 크게 줄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온 국민은 분노와 슬픔에 여전히 안타까워 하고 있다.

이제 개강이다. 2학기가 시작된다. 수강신청, 중간고사, 가을축제, 기말고사…. 대학가의 시계는 어김없이, 쉴 새 없이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대학인들은 학생이고 교수고 모두 ‘세월호’를 기억하고 있다. 잊지 않으려는 몸부림이 보인다. 잊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정부도 그런 제스처에 인색하지 않기를 바란다. 모든 실수와 사고는 잊혀지기 때문에 반복되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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