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대 취업봉사실 신희분 주임(사회봉사 담당)은 주말이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음성도서를 제작하기 위해 한국 시각장애인 연합회를 방문한다. 그녀는 현재 몸소 경험했던 것들을 토대로 학생들에게 ‘봉사활동’을 교육하고 지원하고 있다. 요즘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사회봉사’를 교양과목으로 지정, 이수자에게 학점을 주는데, 신 주임은 간혹 일부 학생들은 시간만 채우고 학점만 받아가는 식이어서 안타깝다고 한다. “봉사활동은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고 노하우를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누구를 위한 봉사가 아니라 자기를 위한 봉사를 해 보세요.” 지난 85년 응급조치 봉사활동을 위해 강습을 받으러 갔던 마장동 적십자사에서 우연히 ‘녹음 봉사’를 알게 됐고 평소 ‘마이크를 잡아보고 싶었던’ 그녀는 주저 없이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신 주임이 하고 있는 ‘녹음봉사’는 점자에만 의존해 공부하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책을 대신 읽어 녹음해주는 것. 음성도서에 의존해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우선 낭독자가 그 책을 완전히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30분 녹음을 위해 적어도 2시간을 투자해야 할 정도로 힘든 작업이다. 신 주임은 2주에 1번정도 1평 남짓한 녹음실에서 30분 분량의 책을 자신의 목소리로 담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어 좋습니다. 하지만 제 테이프를 듣는 누군가 한사람이라도 ‘목소리 참 예쁘다’라고 말한다면 보람 있을 것 같아요.” 목소리 톤이 높은 것이 약간 불만이었다는 그녀는 녹음 봉사를 하면서 ‘목소리 좋다’는 말을 종종 듣는 것이 기쁘다고 했다.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하는 것이 마냥 좋아 시작한 일이지만 지금은 그날의 기분, 상태 등이 목소리에 묻어나지 않게 신경 쓸 정도라고. “모든 봉사활동이 그렇겠지만 봉사 대상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우선돼야 해요. 제 목소리가 불안하거나 짜증이 섞여있으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해지거든요. 프로가 아니라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항상 듣는 사람을 배려하려고 노력합니다.” “자녀들에게 책읽는 습관을 몸소 보여주기 위해 결혼 후 ‘녹음봉사’를 다시 시작했다”는 신 주임은 “지금은 학생들을 교육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책을 많이 읽게 된 것과 마이크를 잡고 싶다는 꿈, 봉사활동을 통한 만족감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자신의 처지와 주변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커진다는 그녀는 현재 서울여대 여직원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무의탁노인 목욕봉사도 인도하고 있을 정도로 봉사활동에 대한 열의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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