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 수능부터… 한국사 필수지정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대학과 고교 현장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강행됐던 수준별 수능이 시행 만 3년만에 완전 폐지된다. 충분한 논의와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설익은 제도를 급하게 시행하는 바람에 교육현장을 혼란에 빠뜨린 또 하나의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2일, 수준별 수능 완전 폐지와 한국사 시험 필수 지정을 골자로 하는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기본계획'을 확정·발표했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현재 고1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2017학년도 수능에서 국어·영어 영역은 공통시험으로 시행된다. 다만 수학 영역은 수준별 수능 도입 이전과 마찬가지로 가/나형 시험으로 운영된다.

앞서 이명박정부는 2014학년도에 국어와 수학, 영어 모두를 A/B형으로 나눈 이른바 '수준별 수능'을 도입했다. 이후 극심한 혼란에 따라 시행 첫 해 바로 영어의 수준별 시행이 폐지됐다. 2017학년도에 완전히 폐지되면 시행 만 3년만이다.

수준별 수능은 도입할 당시부터 고교 교사들과 대학들로부터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첫 시행을 앞두고 정권이 바뀌면서 서울 주요대학들은 수준별 수능의 폐지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결국 박근혜정부 인수위원회는 수준별 수능 폐지를 논의하기 시작했고, 시행 이듬해인 2015학년도부터 영어의 수준별 시행을 철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 평가이사는 "당시 교육부가 교육현장의 반발에도 수준별 수능을 강행을 했던 명분은 아이들에게 수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이었다"며 "모든 수험생들이 굳이 어려운 수능을 똑같이 공부하지 않아도 되도록 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현실은 달랐다. 이 평가이사는 "실제 시행해보니 완전한 수준별 수능이 아니라 '계열별 수능'으로 변질 됐다. 영어의 경우 비교적 도입 의도대로 학습 수준에 따라 A형과 B형을 선택했지만 국어와 수학의 경우, 학습 수준이 아니라 계열에 따라 A/B형을 선택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수학을 예로 들면 문과 학생들이 쉬운 A형을 보고, 이과학생들이 어려운 B형을 보는 식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한국사 필수지정…20문항 30분 = 사전 예고된 대로 한국사 영역은 필수지정된다. 한국사 영역은 4교시에 탐구영역과 함께 실시되며, 문항 수는 20문항이고 시험시간은 30분이다. 한국사 영역이 포함됨에 따라 4교시 시험시간은 60분에서 90분으로 늘어나게 된다.

한국사 영역의 성적은 절대평가에 따른 등급만 제공된다. 만점은 50점이며, 등급을 분할하는 원점수는 1등급과 2등급의 분할점수인 40점을 기준으로 5점씩 차감되며 9등급으로 나뉜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주요대학은 한국사 최저기준을 1등급이 아닌 2등급으로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 아무리 문제를 쉽게 출제한다 해도 첫 시행에서 난이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 1등급 이내로만 제한할 경우 상당수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대학측에 작용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망했다.

또한 탐구 영역은 수험생이 선택한 영역(사회/과학/직업탐구)에서 최대 2과목을 응시할 수 있다.

수능 시험일은 고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더 늦춰진다. 2015학년도 수능부터 일주일 늦어진 11월 둘째주에 치러지며, 2017학년도 수능부터는 일주일 더 늦어진 11월 셋째주에 시행된다. 2017학년도 수능 시험일은 11월 1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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