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호흡하는 드로잉 & 메일 아트

대형 설치 미술과 일반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공공미술 전문가 홍보람 씨의 새로운 프로젝트 '食.事.(식. 사.)'가 홍대앞 레스토랑 '딴또딴또'에서 대중들 앞에 선보인다. “음식은 나를 달래는 즐거움, 시간을 나눌 수 있는 거리, 이야기를 끌어내는 도구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홍 씨는 두 가지의 방식으로 관객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하나는 레스토랑 내부의 드로잉 설치이고 다른 하나는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메일아트이다. 홍 씨의 이번 작품에는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그림 그리기'를 드로잉 설치로 수용했다. 무언가를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을 선적으로 단순화한 드로잉을 레스토랑이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관객들과 자연스럽게 호흡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지인과 식사를 하며, 혹은 그림과 식사를 하며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낼까’하는 특별한 상상을 하게 된다. ‘드로잉’이 새로운 형식적 시도라면 ‘메일아트’는 홍 씨가 이전 작품에서 추구해오던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 이야기를 끌어내기’를 유도하는 보다 직접적인 방식이다.
홍 씨는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를 위로하는 나만의 레시피’에 대해 질문을 던짐으로써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법을 발견하고 누군가의 같은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외로움을 극복하는 유대감’을 이끌어낸다. 홍 씨는 관객이 보내준 엽서나 이메일을 모아 아티스트북 형식의 '요리책'으로 만들어 참가자 모두에게 되돌려 줄 계획이다. 홍보람 씨의 이번 전시회는 오는 30일까지 만날 수 있다. 홍 씨는 서울대 서양학과를 나와 핀란드 헬싱키 대학에서 미술공부를 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판화전공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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