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전통적 대학교육 판 뒤집을 혁명적 변화 실험중"

▲지난 2일부터 열리고 있는 '스마트클라우드쇼2014' 둘째날 행사에서  3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선 사이먼 넬슨 퓨처런 CEO(사진)는 "퓨처런은 단순한 교육콘텐츠 ‘파이프’에 그치길 원치 않는다"면서 무크의 쌍방향성을 강조했다. ⓒ이재익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우희·이재익 기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대중공개강의((Massive Open Online Course), 곧 ‘무크’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초창기 단순히 대학강의를 녹화해 온라인에 무료로 공개하던 수준을 넘어 쌍방향 학습과 SNS를 활용한 협업, 빅테이터 활용, 정식 학위수여 등이 가능한 고등교육의 새로운 시장으로 꿈틀대고 있다. 무크의 확대는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대표적인 무크 포맷 가운데 하나인 에드엑스(EdX)의 경우 2년전 첫 강의 수강생이 15만여명이었다. 지난 150년간 MIT(매사추세츠공대)를 졸업한 동문 수보다 많았다. 누적 수강생은 250만명을 돌파했으며, 향후 10년간 10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등교육 시장에서 무크는 더 이상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메가트렌드’가 된 것이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신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스마트 클라우드쇼 2014’ 에서 세계적 교육 전문가들은 진화하는 무크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했다.

■ 즉각적인 피드백이 장점...실험과 실습도 가능하다 = 진화의 방향은 ‘쌍방향’으로 요약된다. 첫 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선 애넌트 아가왈 에드엑스(EdX) CEO는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선 긴밀한 참여가 필요하고 에드엑스는 그런 효과적인 수업을 제공한다”면서 “에드엑스는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전통적인 교실학습은 과제를 내면 1~2주 뒤에 피드백을 받거나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에드엑스는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간단한 에세이나 방정식과 같은 복잡한 과제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즉석 채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각적인 피드백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아가왈 CEO은 “여기 화학식을 묻는 질문이 있다. 어떤 화학식을 입력해야 피드백을 받게 되고 다음단계로 진행이 된다. 만약 틀리면 즉각 피드백을 통해 정답을 유도한다. 맞았을 경우 초록색 체크표시가 뜬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맞았다는 의미의 초록색 체크표시는 비디오 게임의 요소를 활용한 것으로 잠들기 전에도 생각나는 긍정적인 잔상효과로 수강생들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시뮬레이터를 활용하면 실험과 실습도 가능하다. 아가왈 CEO은 “하버드대의 요리 관련된 과학강좌를 예로 들어보자. 학생들은 시뮬레이터 활용해서 요리를 이용한 화학 공부를 할 수 있다. 우선 어떤 고기인지 선택하고, 알맞은 요리 온도와 기타 등등을 선정할 수 있다. 고기의 겉표면과 안쪽 온도를 확인하고 얼마나 익었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고 설명하면서 하나하나의 과정을 화면에 띄워가며 설명했다.

■ 게임하듯 따라가는 강의...끝까지 수강하도록 유도 = 영국의 대표적인 무크 업체 퓨처런은 더 한층 진화된 콘텐츠를 선보였다. 퓨처런의 사이먼 넬슨CEO는 “퓨처런은 단순한 교육콘텐츠 ‘파이프’에 그치길 원치 않는다”면서 “과거 무크 제공자들이 동영상들과 강의 교재들을 온라인으로 무료로 제공하는 데 그쳤지만 우리는 다르다. 재미있고 즐겁게 학습할 수 있도록 매체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넬슨CEO는 대표적으로 범죄수사학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스트라스대학에서 제공하는 강의인 범죄수사학에서는 마치 CSI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됐다. 매주 제공되는 살인사건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범죄수사학에 활용되는 다양한 기법을 배운다. 사건 현장을 상세하게 묘사한 동영상처럼 흥미로운 컨텐츠를 제공하고 살인자를 발견하기 위해 끝까지 듣도록 유도한다.”

그는 “이러한 과정을 제 아내가 직접 수료 해봤는데, 강의를 들으면서 실제 저희 가족의 지문을 다 채취해보고, DNA 테스트를 해보는 등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테스트와 실험, 연습과정을 따라하며 재미있게 공부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중세 역사 연구에 대한 과정도 쌍방향학습의 좋은 사례다. 이 과정을 등록한 사람들에게 강의는 중세 음식을 직접 조리하게 한다. 수강생들은 자신들이 만든 요리 사진을 올릴 수 있다. 그렇게 스프나 파이, 디저트 등 다양한 중세 요리 사진을 전 세계 학습자와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게임을 만드는 수업도 있다. 넬슨CEO는 “사람들은 모바일 게임 강좌를 듣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모바일 게임을 구글플레이에서 직접 다운받아 해볼 수 있다.

■ 다양한 주체가 한자리에 모이는 ‘소셜 협업’ = 무크의 최대 강점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협업에서 나타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넬슨CEO는 “퓨처런을 통해 암의 영향에 대한 강좌를 진행한 교수님이 있었는데 굉장한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며 “과거 오프라인 강의를 했을 당시에는 학생들이 암 전문가들과 암환자들, 암환자의 가족들, 암을 극복한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두 모으는건 불가능했다. 이 온라인 강좌에서는 이들 관계자들이 모두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 글쓰기 과정도 협업의 위력을 보여준다. 이 강좌에서는 소설을 쓸 때 수강자들이 서로 협력한다. 한 사람당 세 줄씩 쓰게 된다. 각각의 3줄짜리 소설이 합쳐지면서 하나의 긴 소설이 완성 되는 것이다.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넬슨CEO는 “완벽한 소설은 아니겠지만 협력해서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개방된 소셜 학습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학습”이라며 “퓨처런에서는 모든 과정 단계마다 대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어떤 기사를 읽거나 강의 동영상 보고난 뒤 코멘트 남길 수 있도록 돼 있다. 다른 학습자들이 남긴 코멘트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코멘트를 읽고 의견을 나눌 수 있다. 상대방의 활동 내역을 볼 수 있고 그를 팔로우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학습 공동체도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단순 지식습득의 수단에서 실용적 학위기관으로 진화 중 = 무크는 단순히 유명 대학의 수준 높은 강의를 무료로 듣는 차원을 넘어, 기업관계자들이 인재 채용 시 참고할만한 ‘실용적’ 학위 기관으로 진화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아가왈CEO는 “에드엑스는 다양한 방식의 수료증을 제공한다. 무료 강의 청강에 대한 무료 수료증을 받을 수도 있고, 웹캠이나 모바일카메라 통해 신분을 인증하면 25~50달러를 받고 정식 수료증도 제공하고 있다. 또 특정 주제에 대해서 시리즈 강의를 제공하는데, 해당 시리즈를 모두 통과하면 이에 대한 증명을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수료증은 다양하게 활용가능하다. 재미있는 것은 활용방식. 아가왈CEO는 “수료증을 각종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에 링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구직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서 “이때 수료자에게 고유한 url을 제공하는데, 만약 고용주가 그에게 관심있다면 이 url 통해 구직자의 경력을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평생학습기관으로서 실용적인 학위기관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넬슨CEO는 “무크는 나이가 들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있다”면서 “보건과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며, 기업들은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습득한 사람들을 채용할 수 있다. 결국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거대한 사용자 그룹을 확보한 무크는 빅데이터 연구에도 활용가치가 높다. 아가왈CEO는 “에드엑스를 통해 수강한 학생과 관련한 빅데이터를 수집해 교육연구 분야 활용도 가능하다”면서 “현재 거의 40억개의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표적으로 ‘동영상 강의의 길이는 얼마가 되어야 하는가’를 들어보자. 일반적인 교실교육은 1시간에서 1시간 반이 일반적이다. 동영상이라면 적당한 길이는 어느정도일까. 약 500만건의 수강생 데이터를 분석 했더니, 학생들이 최적으로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은 6분이었다. 이보다 길면 학생들은 더 이상 집중해서 보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도 학생들의 학습태도나 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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