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도 가장 큰 고민은 진로…원하는 진로 1위는 ‘연구소 및 대학’

인터넷 강의 보편화된 이후 사교육 경험 비율은 88.7%로 꾸준히 상승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서울대생들이 서울대를 택한 압도적인 이유는 ‘사회적 인정’ 때문이었다. 사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학생 비율은 지난해보다 올라 90%에 육박했다. 서울대 재학생 절반은 졸업할 때까지 진로문제 등을 이유로 휴학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은 학부 신입생 및 졸업 예정자, 대학원 석·박사 과정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특성조사 보고서를 16일 공개했다.

우선 학생들이 서울대를 택한 이유로는 35.4%가 '사회적 인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하는 학과/학부와 학구적 분위기라는 응답은 각각 19.7%, 13.2%가 나왔다. 대학의 간판은 여전히 학교 선택의 가장 중요한 잣대인 것이다.

전공을 선택할 때 주로 고려한 사항은 학문적 흥미(44.8%)와 적성(30.4%)을 순서대로 꼽았다. 해당 전공을 택한 시기는 '고1∼고2 말'이 40.4%로 가장 많았고, '고3∼원서 접수 전'이 30.0%로 뒤를 이었다. 최소 1년 전에 전공을 결정하고 대입에 준비하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선택한 전공에 만족한다는 신입생은 94.7%에 달했다. 불만족한 신입생(5.2%) 중 85.1%는 '현재 전공을 유지하면서 복수전공, 편입, 전과, 고시, 유학 등 나름대로 진로를 모색하겠다', 4.3%는 '재수를 고려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대를 자퇴하는 학생들의 절반이 1학년 1학기에 그만두며, 이들 중 상당수는 반수를 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생들도 진로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졸업 후 원하는 진로는 연구소 및 대학(30.2%), 국가 기관(12.4%), 대기업 및 국영업체(12.4%), 각종 전문직(11.4%)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학부 졸업예정자들은 대학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진로 문제(5점 척도 중 3.48점)를 꼽았다. 설문대상은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졸업예정자 3천523명, 응답률은 35.59%다.

입대 외의 이유로 한 학기 이상 휴학한 경험이 있다는 답변은 절반(49.3%)에 달했다. 그 이유는 주로 자격시험이나 각종 고시를 준비하거나 진로 문제 때문이라고 답했다. 진로를 확립한 시기는 26.2%가 대학 4학년이라고 답했고, 대학 3학년이 15.9%, 중·고교 시절이 9.5%로 뒤를 이었다. 졸업 후 진로로는 37.6%가 국내 대학원 진학, 35.0%가 일반기업 취업, 8.4%가 전문직/기술직 취업을 생각했다.

대학원생(박사 졸업예정자 기준)들은 졸업 후 진로로 박사 후 과정(일반대학원 29.0%·특수대학원 24.1%)을 주로 생각했다. 일반대학원생 졸업예정자 2천994명(응답률 32.5%)과 특수대학원생 졸업 예정자 984명(응답률 19.9%)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다. 학교생활 만족도는 박사과정(3.63점)이 석사과정(3.58점)보다, 특수대학원(3.66점)이 일반대학원(3.60점)보다 높았다. 석사 졸업예정자는 34.0%가 부모님 혹은 가족에게 학비를 받았지만, 박사 졸업예정자는 연구 및 프로젝트 참여(27.2%)를 통해 스스로 학비를 충당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서울대 신입생들의 사교육 경험비율은 90%에 육박하는 가운데 학업성취에 가장 도움을 준 요소로는 자기주도학습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통계적 모순은 인터넷 강의가 사교육의 중심으로 떠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인터넷 강의는 자기주도학습에 활용하는 학습 보완재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올해 신입생 3천369명(응답률 26.8%) 중 88.7%가 사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85.9%가 사교육 경험이 있다고 밝힌 것 보다 2.8%p 올랐다. 그러나 사교육을 경험했다는 비율은 이른바 ‘인강’의 영향이 컸다.

실제 사교육 경험 비율은 2009년 69.5%, 2010년 67.9%, 2011년 58.0% 등 50∼70% 선을 유지하다가 인터넷 강의가 사교육에 추가된 2012년 87.4% 이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학업성취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으로는 자기주도적 학습(81.8%)이 압도적이었다. 사교육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 중 '도움이 됐다'는 학생은 46.0%, '도움이 안 됐다'는 12.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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