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 산‧학‧연 연계 현장실습 강화로 취업역량 제고
지자체‧대학 공동주관 박람회도… ‘생생한 기업정보’ 제공

[한국대학신문 정윤희 기자] 하반기 공채가 시작됐다. 서울 주요대학과 지역 거점대를 중심으로 막바지 채용설명회 일정을 담은 현수막들이 재학생들의 발길을 잡는 가운데, 채용설명회의 기회조차 흔치않은 지역의 사립대에서는 지역기업과 산학협력을 토대로 대학별 독자적인 취업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취업지원 ‘자구책’ 마련에 한창이다.

기업들의 '찾아가는' 채용설명회의 가장 큰 장점은 현장정보 획득에 있다. 채용설명회에서는 채용정보 자료집이 제공되고, 기업의 인사 담당자와 면대면 상담 혹은 1차 면접이 시시각각 이뤄진다. 그러다보니 취업준비생들은 온라인 상담으로는 얻기 힘든 생생한 현장정보를 얻기 위해 취업설명회를 찾는다. 온라인 취업포털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지역의 일부 취업 동아리‧스터디그룹에서는 서울의 주요대학에서 열리는 채용설명회 참여를 목표로 ‘일정별 대학 코스’를 짜 상경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SK‧LG‧롯데 등 8개 주요 그룹과 함께 지역인재 채용설명회를 개최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 관계자도 “충남대‧경북대‧부산대‧전남대에서 한 채용설명회 당시, 준비해 간 400부 자료집은 시작과 동시에 동이 났다”고 설명했다. 또 “직접적으로 채용설명회가 열리는 대학이 아니더라도 그 주변대학 취업담당부서에 해당 포스터를 보내 홍보요청을 했고,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들에게 SNS를 보낸 것으로 안다”면서 ‘열린’ 채용설명회였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역의 사립대는 여전히 수도권에서는 흔한 '찾아오는' 기업별 채용설명회의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충남지역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최근 들어 한 대기업이 수업과 연계해 채용설명회를 일시적으로 진행했지만, 이외에는 현재 잡힌 일정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사립대 취업지원센터 관계자는 “최근 전경련의 지방인재 채용설명회 관련 공문이나 전화, 포스터 등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대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개별적으로 온‧오프라인 등에서 해당 정보를 직접 찾아 나서야 하는 경향이 있다”고 애써 일축했다.

▲ 건양대 산학연관페스티벌은 지난해 10월 30~31일 이틀간 진행됐다. 사진은 당시 페스티벌 프로그램 중 하나인 '모의면접경진대회'에서 수상한 학생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 대학은 학생들의 소외감을 덜어주기 위해 자체적으로 학생들의 취업역량 제고를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지역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맞춤형 취업교육을 실시하는 등 학생들에게 생생한 취업정보 제공에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올해 4월 1일 기준, '2014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서 74.5%의 취업률로 '다'그룹 전국 1위를 차지한 건양대는 일찌감치 ‘산학연’ 연계를 통해 학생들의 취업역량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홍영기 건양대 산학협력단장은 “‘산학연관페스티벌’을 개최해 그동안 일군 산학협력 성과와 정보를 공유하고, 학생들에게는 경진대회‧창업 및 취업지원을 한다”며 또 “재학생을 대상으로 800여개의 가족기업이 홍보와 동시에 모의면접을 진행하는 등 학생들의 취업역량 향상와 함께 지역기업과의 상생도 도모한다”고 밝혔다.

기업과 취업 연계 박람회‧설명회 등을 유치하고 있지는 않지만, 고시반을 운영하면서 저학년 때부터 학생들의 취업역량 제고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전남 나주에 위치한 동신대의 경우, 지난해 경찰공무원 최종 합격자만 48명이었다. 이는 광주·전남 1위는 물론전국 단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성과다.

동신대 기획협력처 조현정 팀장은 이와 같은 성과 배경을 방과후 프로그램 ‘동신반딧불 ASP(After School Program)’에서 찾는다. 조 팀장은 “저학년 때는 전공 공부를 위한 기초 지식을 다지고, 고학년 때는 전공 심화 전공 관련 자격증, 국가고시에 대비하도록 했다”며 “산학협력을 통해 현장실습을 모든 교과목에 반영하는 것 이외에도 학생들을 관심 분야별로 나눠 그룹 스터디를 도모하고, 이를 저학년때부터 꾸준하게 지원하는 것이 취업의 질 향상에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동신대는 '2014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서 취업률 65.8%를 기록해 광주·전남지역 졸업생 1000명 이상 일반대학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지자체에서도 중소기업을 포함한 합동 채용박람회를 여는 등 지역의 취업준비생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16~17일에는 강원도에서 강원도‧춘천시가 공동 주최하고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강원대‧한림대 산학협력선도사업단이 주관한 ‘2014굿잡(Good Job) 취업박람회’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박람회에는 수도권 지역내 기업 총 80여곳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9일에는 전남도‧전남도교육청‧나주시‧한국산업단지공단 대불지사가 공동주최하는 ‘2014년 전라남도 일자리 취업 박람회’도 마련됐다. 전남도 일자리정책지원과  류태귀 주무관은 “도내 우수한 인력들의 유출을 막고 지역 기업에서 인재를 유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며 “산단의 우량기업이 참여하는 만큼 도내 19개 대학에 참여기관 정보를 제공해 참여를 독려했다”고 말했다. 또 “기업에서 상담도 이뤄지는 만큼 향후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과 기업 간 협조체제가 이뤄질 것”이라며 “일반 대학생을 포함해 특성화고교생, 직업훈련 기관의 훈련생들에게 취업에 필요한 생생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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