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비 두배 이상 늘어… 교수, 학생, 동문 등 학교 발전기여 의지 모여

▲ 숭실대학교 전경. (사진제공=숭실대)

[한국대학신문 차현아 기자] 숭실대(총장 한헌수)가 2013년 전체 대학 중에서 기부금이 가장 많이 늘어난 대학 다섯손가락 안에 들었다. 특히 숭실대의 기부금증가율은 작년 대비 115.79%로 서울지역 사립대 중에서 가장 높았다.

최근 대학 알리미에 공시된 ‘2013 대학 기부금 현황’에 따르면 숭실대는 2013년 기부금 증가액이 49억 9400만원에 달했다. 작년 43억원에서 올해 93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증가율은 115.79%에 이른다. 증가액은  △이화여대(151억600만원) △동국대(69억2700만) △가톨릭대(65억7900만) △대구가톨릭대(53억4500만)에 이어 전국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대학의 기부금은 동문, 기업체, 외부기관이 학교에 기탁한 금액으로, 법인회계와 교비회계 기부금을 합해 산정한다.

지난해 서울지역 사립대들은 기부금에서 ‘빈익빈 부익부’를 경험했다. 서울지역 일부 사립대에는 백억 원 대의 기부금이 몰린 반면 일부 대학들은 목말라 하고 있다. 서울 시내 사립대만 놓고 보면 증가율의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서울 시내 사립대 중 기부금 증가액 1~4위인 이화여대, 동국대, 숭실대, 중앙대를 제외하고는 증가액이 10억 원도 미치지 않거나 오히려 기부액이 감소했다.

기부금 액수 자체에서도 대학별 격차는 커졌다. 가장 많은 기부금을 모은 대학 톱3는 △ 성균관대(437억7000만) △ 고려대(431억6000만) △ 연세대(427억9000만)였다. 반면 각각 지난해 7억~8억원 수준의 기부금을 모으는 데 그친 대학도 있다. 그리스도대의 기부금 수입은 3억 4000만원으로 서울시내 4년제 사립대학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각 대학의 기부금에 큰 차이가 있는 이유는 정원, 졸업생들의 사회진출, 애교심 등의 다양한 요소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학들은 이러한 요소들은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모두가 기부금 모금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 숭실대 발전기금 증가율 최고=숭실대가 기부금 증가율에서 전국 최고를 기록한 것은 괄목할만하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기준 숭실대의 기부금은 9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숭실대 관계자는 “최근 학교 기부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하고 있다. 특히 작년보다 고액기부자가 많아져 기부금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숭실대가 기부금 모금에서 다른 대학들에 비해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데에는 8만여 동문들뿐만 아니라 교수와 직원, 기독교 사회의 든든한 지지기반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학교의 분석이다.

숭실대의 주요 기부금은 △부족한 강의 및 연구공간을 확충하는 건축기금 △능력과 자질을 갖춘 졸업생들의 해외유학을 장려하는 장학기금 △학부와 대학원의 균형 발전과 연구업적 독려를 위한 학교·학부·대학원 발전기금 △숭실120주년기념관 건립기금 △축구단 우수선수, 선교봉사, 평양숭실재건 등과 관련된 기타 지정기부금 등이 있다.

숭실대는 매년 40억 이상의 기부금을 모금해왔다. 작년에는 특히 숭실대의 120주년기념관 건립을 돕기 위해 고액기부자들의 기탁이 증가했던 것이 기부금 증가율 최고치를 기록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학교측은 설명했다. 작년 고액기부자 2명이 모두 120주년기념관 건립 자금 지원을 위해 10억 이상 학교에 기부했다.

발전협력팀은 “작년에 총장 취임당시 구성원들에게 120주년 기념관 건립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강조했다. 구성원들이 이 뜻에 공감해준 덕분에 기부금 액수도 증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숭실대는 적극적으로 기부금 모금활동에 나서고 있다. 김문권 발전협력팀장은 “기부금 모금을 위해 대외행사 유치활동을 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재학생들에게도 활발하게 홍보하며 관심도 유발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학교발전기금 기부자위한 감사 선물 ‘네이밍헌정’ 일부 학교에서는 기부금 액수에 따라 특별한 혜택도 제공한다. 평생도서관 출입증을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병원동행 진료서비스, 건강검진 서비스 뿐만아니라 명절이나 특별한 날이면 고급 선물세트가 배달된다. 심지어 본인과 배우자 장례식장 이용료까지 50% 할인해주기도 한다. 'VIP로 모시는' 다양한 혜택이 부여된다.  

숭실대는 학교를 위해 도움을 준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서 고액 기부자들에 대해 강의실에 기부자 이름을 새겨준다.

▲ 숭실대 형남공학관. (사진제공=숭실대)

공과대학이 위치한 형남공학관은 숭실대를 1997년 재건하는 데 큰 도움을 줬던 김형남 박사를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외에도 김덕윤예배실, 한경직기념관 등 학교를 위해 큰 공헌을 했던 인물을 기리는 공간들을 숭실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경직기념관은 숭실대의 동문이자 한국 기독교계에서 큰 공을 세운 한경직 목사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건물이다. 당시에도 숭실대가 100주년을 맞아 한경직기념관을 세우겠다고 했을 때 20억 상당을 학교에 기탁한 개인기부자도 있을 만큼 기부 참여자가 많았다.

지난 4월 경제학과 겸임교수들의 이름을 새긴 강의실이 생겼다. 이들은 현재까지 경제학과의 발전을 위해 총 9550만원을 학교에 출연했다.

장학금과 발전기금을 출연한 겸임교수들은 학교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큰 힘이 되고 싶다며 의지를 모았다. 안시형 경제학과 겸임교수는 “학교를 위해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그 돈을 기부하는 하나의 기부봉사라고 생각한다. 특히 더 나아가 학생들을 위한 인턴과 취업 관련 커리큘럼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고액기부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숭실대는 학교의 주요 행사에 초대하거나 시설 이용에 대한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숭실대는 발전기금 관련 사업도 진행 중이다. 숭실패밀리카드와 숭실패밀리몰 등이 대표적이다. 숭실패밀리카드는 사용하는 개인에게도 할인혜택을 줄 뿐만 아니라 할인된 금액만큼을 학교가 발전기금으로 받을 수 있게 한다. 숭실패밀리몰은 숭실대의 교수와 직원, 학생, 동문기업까지 온라인몰을 구성원들끼리 입찰식으로 운영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매출의 0.2%를 발전기금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발전협력팀은 “앞으로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구성원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발전기금 관련 사업을 확대해나가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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