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미래교육국민포럼 대학 경쟁력 강화방안 포럼 개최

▲ 한국대학교육협의화와 미래교육국민포럼은 24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향과 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이재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대학간 경쟁이 대학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자발적인 경쟁이 아니라 정부에 의해 조장된 의도된 경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현석 고려대 교수는 24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향과 과제’ 포럼에 참가해 이같이 주장했다.

신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대학 간 경쟁은 주로 재정지원사업과 연계돼 정부가 의도하는 사업을 자율적으로 지원하는 대학들이 사업 목적에 맞게 대학을 변화시키고 성과를 얻어가는 ‘재정지원권 획득 경쟁’”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명박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교육과학기술부(現 교육부)를 중심으로 대학에 대한 강력한 정책추진을 시도한 정부였다. 정해진 정책의 목표와 내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행·재정적 제재와 재정지원을 적극적으로 연계시켰다”고 덧붙였다.

현행 고등교육 체제와 거버넌스가 세계 10대 경제대국 진입을 노리는 한국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진단한 뒤 고등교육 정책 운영방식을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바꾸고 정부와 대학의 역할도 그에 맞춰 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를 위해 △경쟁 패러다임의 전환 △생태적 자유로서 현장중심 대학 자율화 실현 △공생을 위한 유형별 맞춤형 경쟁체제 확립을 요구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미래교육국민포럼이 함께 주관했다. 이돈희 미래교육국민포럼 이사장은 “국내 교육은 현재 국가발전을 지원하지 못하고 있고 뚜렷한 개혁 어젠다가 없다”며 “국가 개조를 위한 미래교육에 대한 구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선우중호 전 광주과학기술원 총장의 기조강연을 비롯해 △경제계에서 보는 대학 발전의 방향과 과제(안재욱 경희대 교수) △과학기술계에서 보는 대학 발전의 방향과 과제(이덕환 서강대 교수) △언론계에서 보는 대학 발전의 방향과 과제(강홍준 중앙일보 논설위원) △대학사회에서 보는 고등교육의 발전방향과 과제(신현석 고려대 교수)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선우중호 전 총장은 “대학의 경쟁력은 가르치고 연구하고 사회에 이바지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고 이 중 가르치는 인재양성이 대학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라며 “국립대는 장기적인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교육과 연구 중심 대학으로서의 개혁을 이루고, 사립대는 법인의 공공성과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재욱 경희대 교수(경제학)는 “기업은 대학의 인재배출 능력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지식을 습득하는 교육과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연구를 재정과 행정이 잘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교수 경쟁시스템 도입 △행정시스템 혁신 △획일적 대학평가기준 개선 △정부 대학규제 혁파 △기업의 대학투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이 스스로 전문성과 윤리의식을 제고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덕환 서강대 교수(화학과)는 “대학은 전형적인 고비용 저효율 집단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강하다”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사회가 신뢰할 수 있는 전문성과 윤리성을 갖춘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학 운영 리더십과 철학 확보 △교수의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무감 회복 △학부·대학원의 교육 및 연구 환경 강화 △연구개발에 대한 사회적 요구 수용 등을 제안했다.

이원근 대교협 사무총장은 “국내 대학들이 양적 성장을 통해 고등교육 보편화 수준에 도달했으나 그간 국가균형발전과 경쟁력 강화에는 기여하지 못했다. 이는 대학의 노력도 중요하나 정부의 지원도 미흡했기 때문이다”며 “사회 각계에서 바라보는 대학개혁의 방향과 과제를 논의해 개혁 어젠다를 형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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