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학재단은 시급 증가 홍보하지만 학교는 예산 증가 없다 지적

[한국대학신문 신나리 기자] 한국장학재단이 근로장학생의 시급과 인원이 크게 늘어났다고 홍보하는 가운데 정작 일선대학들은 근로장학생 근로시간을 대폭 줄일수 밖에 없다며 볼멘소리다.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근로장학생의 시급을 지난해보다 30% 인상했고 그 여파로  근로장학생의 인원이 지난해 7만 2천명에서 올해 9만 3천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한국장학재단의 지원액은 크게 늘지 않은 상태에서 시급인상과 근로학생 증원이 되다보니 근로장학생 1인당 근로시간을 대폭 줄이는 등 대학들이 근로장학생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대학관계자들은 국가 근로 장학생의 최대 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은 한국장학재단의 예산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학기부터 교내 국가 근로 장학생의 경우 시급이 6000원에서 8000원으로 교외의 경우 8000원에서 9500원으로 인상됐지만, 학교에 대한 지원액은 달라진 것이 없어 근로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국가 근로 장학금은 학생들이 교내·외 기관에서 근로하며 장학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한국장학재단은 학생들이 학업과 생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최대 주 20시간 근로를 규정했지만, 각 대학들이 사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근로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는 지난학기에 주 최대 12시간으로 운영하던 것을 2학기부터 주 최대 8시간으로 변경했다. 당초 월 80시간 이내로 최대 근로시간을 규정했던 것을 월 40시간 이내로 줄인 국립대도 있다.

지역의 국립대 학생지원과 관계자는 장학재단은 예산을 증액했다고 하지만 학교의 지원금의 증액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학생들의 시급 인상액은 약 30% 정도다. 시급이 오른 후 장학생 지원의 경쟁률이 4대 1에 달할 정도”라며 “문제는 시급 인상액만큼 학교 지원예산이 늘어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학교에서 조금 더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제도를 주기 위해서 일단 근로시간을 줄이는 수밖에 없었다”고 근로시간을 단축한 이유를 설명했다.

학교마다 측정된 예산 외에도 한국장학재단이 추가적으로 지급하는 예산을 얻기 위해 1학기에 예산을 몰아 써서 2학기에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밖에 없다는 대학도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장학팀 관계자에 따르면 각 대학은 장학재단으로부터 1년 예산의 70%를 학기 초에 지급받는다. 학기 초에  학생들의 최대 근로시간을 20시간까지 인정해 예산의 대부분을 소비해버려 2학기에는 예산이 얼마 없다는 것이다. 이 대학 관계자는 “1학기 때 주어진 예산을 최대한 다 쓰려고 한다. 2학기 때 30%를 지급받는다고 하지만 그 후에 추가 예산 편성이 예정돼 있다. 이를 얻으려면 예산을 남기면 안 되지 않나. 미리 쓰고 추가적으로 받으려는 전략이었다"며 “장학재단에서도 예산 배정을 어떤 식으로 할 지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대학관계자들은 한국장학재단이 시급을 올려 홍보하기 보다는 학생 1인당 장학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국가근로장학금에 관한 예산 자체가 크게 증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호남의 한 국립대 장학팀 관계자는 “장학재단은 학생 시급이 늘어났다고 홍보하는데 더 중요한 것은 그래서 학생 한 명당 장학금이 과연 늘어날 수 있냐는 것”이라며 “시급은 늘었지만 예산은 충분히 증가하지 않아 학교는 근로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다. 결국 학생들의 장학금은 늘어나지 않은 셈”이라고 국가근로장학금 제도의 아쉬움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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