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개발한 학생역량평가시스템 ‘D-CESA’로 4년간 핵심역량 관리

교수들 ‘강의분석&컨설팅 프로그램’ 의무로 이수…연봉제에 반영
RC 기반 파라미타칼리지에선 ‘담임 교수’가 학생들을 일일이 상담

▲ 동국대 경주캠퍼스 파라미타칼리지의 RC교육 전용기숙사.(이하 사진=동국대 경주캠퍼스 제공)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ACE사업을 통해 장점이던 교양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역량 기반의 선순환 평가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잘 가르치고 잘 배우는 시스템’을 완성했다. 결과가 말을 한다. 이 대학은 지난 2011년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사업(ACE)에 선정된 이후 지금까지 4년간 약 100억 원의 국고를 지원 받았다. 장학금 지급률은 22.96%로 뛰어올라 전국 10위를 기록했다. 시스템 구축부터 비교과 프로그램, 교육과정 개발 등 사업 이후 새로 개설한 ACE 프로그램 수는 242개. 같은 기간 학생 9655명, 교수 1118명, 외부전문인사 327명 등 모두 1만1100명이 ACE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글쓰기프로그램, 외국어능력향상 프로그램, 자격증 특강 등의 자격증 관련 프로그램 운영 결과 2000여명이 자격증을 취득했다. 농사의 첫 단계가 바로 밭을 일구는 작업이다. 기름진 땅에 심긴 씨앗이 옹골찬 결실을 맺기 때문이다.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ACE사업 4년은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지속성장하기 위해 땅을 일구는 시간이었다.

■ 입학부터 졸업까지 핵심역량 체계적으로 관리 =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자체개발한 ‘동국참사람핵심역량진단평가(D-CESA)는 이 대학 ACE사업의 백미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ACE사업을 진행하면서 교육역량개발센터를 신설하고, 5대 핵심역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해나가고 있다.

▲ 수업 장면.

‘동국 참사람 5대 핵심역량(이하 참사람 핵심역량)’은 △자비실천 역량(시민윤리 의식, 배려적 태도, 봉사 및 사회참여) △창의적 역량(논리능력, 분석 및 비판 능력, 융합적 이해 및 판단 능력) △도전성취 역량(자기주도적 학습동기, 목표지향적 계획 및 실행능력, 경력관리 능력) △글로벌 역량(외국어 능력, 글로벌 쟁점 이해 능력, 다문화 이해 및 수용 능력) △직무 역량(협력소통 능력, 정보수집 및 활용 능력, ICT 활용능력)으로 구성된다. ‘참사람’은 불교의 이상적 인간상, 즉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 진리를 체득하고 지혜를 통해 자비를 실천하는 참다운 인간을 의미한다. ‘참사람’은 결국 이 대학의 건학이념과 인재상의 중심인 셈이다.

동국대는 이들 핵심역량을 정규교육과정을 통해 계발할 수 있도록 전공과 교양 및 비교과 교육과정을 체계인 역량기반 교육과정으로 개편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가르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졸업할 때까지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학생 개개인의 핵심역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자체개발한 D-CESA를 통해 학생 개인별 핵심역량을 진단하면, 각각의 진단 결과는 학과의 교육과정 개선은 물론 학생별 상담에도 활용돼 교육의 선순환을 만들어 낸다.

■ 단계별 교수-학습 관리도 ‘눈길’ = ‘교수-학습 래더 시스템(Ladder System)’도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여러 ACE사업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 체계는 사람이 한 계단 한 계단 사다리를 오르듯, 교수법과 학습법을 단계별로 체계화한 것이다.

우선 ‘교수 래더 시스템’은 교수의 직급과 연차를 고려해 맞춤형 교수를 지원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프로그램의 이수결과는 교수의 교원업적평가 및 연봉제에 반영된다. 특히 신임 교수들은 ‘강의분석&컨설팅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은 교수의 실제 강의를 촬영한 후 해당 교수가 스스로 모니터링하고 수업 전문가로부터 1대 1 컨설팅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학습 래더 시스템’은 학생들의 입학부토 졸업까지 수준과 난이도에 따라 기초와 적용, 심화, 활용 총 4단계의 프로그램으로 짜여있다. 각각의 단계마다 수준에 맞는 수업방식으로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유발하고 협력학습과 심화학습, 자기계발 및 커뮤니케이션 능력 개발을 위한 학습지원 프로그램을 체계화 했다.

▲ 지역과 함께 하는 재능기부 활동 모습.

이밖에도 ACE사업 이후 동국대 경주캠퍼스에는 전공교육과정을 통해 배울 수 없는 다양한 비교과프로그램(취업, 자격증 취득, 외국어, 학습법 등) 수가 대폭 늘어났다. 2014학년도에는 자유전공학부, 교양기초교육부, 학사지도부, 외국어교육센터, 글쓰기교육센터, RC교육센터로 구성돼 있는 교양학부대학, ‘파라미타 칼리지’를 신설했다. 또 ‘Career Road Map’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생포트폴리오를 작성하게 함으로써 대학생애주기별로 자신의 Career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입시에서도 ACE사업의 궁극적인 목표인 ‘참사람 인재 양성’에 초점을 두고 대학 인재상에 특화된 입학사정관 전형인 ‘자기추천전형’과 ‘불교계전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인터뷰]이태경 사업단장 “파라미타칼리지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의 아이콘”

▲ 이태경 동국대 경주캠퍼스 ACE사업단장.

-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ACE 사업 목표와 그 동안의 성과는
“목표는 창의적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한 학생 핵심역량 선도모델 창출이다. 학생 핵심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역량 기반의 교육과정 체계로 전환하고, 교수자 및 학습자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수-학습 지원 체계, 학부교육 성과측정·분석 및 환류를 통한 교육의 질 관리 체계를 확립해 ‘동국 참사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ACE사업의 성과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잘 가르치고, 잘 배우는 시스템 구축’ 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약 100억원의 국고지원금으로 242개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4년 2월 기준으로 ACE사업에 참여한 대학 구성원이 1만1100명에 이르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와 성과는 교직원들은 학생들을 어떻게 잘 가르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 올해부터 시행중인 파라미타 칼리지는 신선한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파라미타칼리지는 우리 대학 교양기초교육의 중심으로서 교양기초교육 관련 교과와 비교과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주체이자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한다. 우리 대학은 현대 사회가 필요로 하는 핵심 역량을 고루 갖춘 전문인을 ‘참사람’ 인재로 설정했는데, 파라미타칼리지는 바로 이 ‘참사람’ 인재를 양성하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다. ‘파라미타’는 ‘바라밀다(波羅密多)’의 산스크리트어 발음으로서 ‘완전한 상태’ 또는 ‘최고의 경지’를 의미한다.”

- 교육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파라미타칼리지는 신입생이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구체적인 학업계획과 미래 삶의 목표를 설계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했다. 이를 위해 교양기초교육과 학사지도교수제, 기숙형 대학 교육을 뼈대로 한다.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 중 하나는 학생 면담을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학생에게 맞춤형 정보를 지원하는 것이다. 학사지도 교수들이 1학년의 ‘담임 교수’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 학사지도 교수들은 학생들의 생활과 학업, 진로 등에 대해 주기적으로 면담하고 이와 관련된 강의를 진행한다.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에게도 전공 탐색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고 지도교수와의 면담을 한 학기에 최소 2회 이상 시행한다. 자기주도형 학습을 지향하는 것도 특징이다. 파라미타칼리지 글쓰기교육센터에서 진행하는 글쓰기 클리닉이나 글쓰기 멘토링, 글쓰기캠프 등이 대표적이다. 어디까지나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교수자는 그것을 지원할 뿐이다. 인터내셔널 라운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영어교육 또한 학생중심의 각종 활동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인성 교육 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이 있나.
“우리 대학 인성 교육의 출발점은 바로 ‘자기 존중감’ 갖기라 말할 수 있다. 우리 대학에서 필수 교과목으로 운영하고 있는 ‘자아와 명상’은 나를 성찰하고 나 자신을 존중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사회봉사’도 교양 필수로 지정해 30시간 이상의 사회봉사 활동을 반드시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 ACE사업처럼 연구분야가 아닌 학부교육을 지원하는 사업이 중요한 이유는.
“ACE사업은 각 대학의 교육목표와 여건에 맞춘 다양한 학부교육의 선도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가 양적 지표에만 얽매이지 않고 각 대학 스스로 제시한 목표와 계획에 대한 질적인 평가를 통해 지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결과적으로도 사업 시행으로 ACE참여 대학들은 학사관리 및 교육과정 운영의 내실화, 교수역량 및 학습법 제고, 교육의 질 관리 체계 개편, 국제화와 취업률 향상, 교육 인프라 확충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 마지막으로 ACE 사업을 시행하면서 느낀 아쉬운 점은.
“매년 교육부에서 ACE사업 예산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다고 들었다. 뚜렷한 성과를 제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주된 이유라고 한다. 교육의 특성상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지 말고 BK21사업과 같이 ACE사업도 지속적으로 유지되길 희망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