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동국대·성공회대·한양대 총학생회도 ‘언론사 대학평가 거부’ 동참

▲ 지난 22일 고려대 안암총학생회는 대학평가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고려대역 앞에 걸린 플래카드 앞으로 학생들이 걸어가고 있다.(사진=이재익 기자)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고려대 총학생회가 언론사 대학종합평가를 거부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서울 지역 대학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언론사 대학평가 거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언론사 대학평가로 인한 대학 줄 세우기가 대학의 본질을 망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대한 공감대가 넓게 퍼지고 있는 것이다.

경희대, 동국대, 성공회대, 한양대 등 서울 지역 대학교 총학생회 학생들은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로 호암아트홀 앞에서 '언론사 대학평가 거부, 4개 대학 총학생회 대표자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서열화와 학벌경쟁을 심화시키는 언론사 대학평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며 "대학을 줄세우는 언론, 맹목적으로 줄서는데 급급한 대학, 뿌리 깊은 학벌지상주의를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각 대학이 그 대학의 특성과 현황에 따라 고유한 발전 전략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언론사에서 높은 점수를 쳐주는 분야를 집중 관리하고 있다"며 "단기적인 지표 성장, 순위 상승에 목숨을 건 대학들의 줄서기 피해는 결국 학생들이 감당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언론사 대학평가가 한국 사회 학벌 카르텔을 깨뜨리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느냐고 하지만, 20년이 넘게 진행된 중앙일보 대학종합평가가 지금 보여주듯 학벌 카르텔의 지위와 위상은 건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의 특화된 전공이나 분야는 사라지고 오로지 '간판'만 남았다"며 "대학 등록금 3000만 원을 오직 간판 하나 얻기 위해 들여야 하는 이 사회가 과연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나라인가?"라고 물었다.

언론사 평가 거부에 동참한 4개 대학 총학생회는 앞으로 '언론사 대학평가 거부 대학생 릴레이선언'을 29일 각 대학 캠퍼스에서 진행한다. 오는 10월 11일에는 '누구를 위하여, 대학은 줄 서는가'를 주제로 한양대에서 교육포럼을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2일 고려대 총학생회는 "대학평가가 대학 서열화를 부추기고 대학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며 '대학평가 거부 운동'을 공식 선언했다. 또 "언론사가 내세운 평가 지표에 따라 대학들이 학교 운영 정책을 바꾸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주장했다.

서울대와 연세대 학생들도 이 운동에 동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고대 총학생회는 대학평가 거부 운동의 하나로 학생들이 원하는 평가를 스스로 제언하는 '대학평가 바로잡기 캠페인'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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