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박사과정 노승석씨 사상 첫 DB 작업 완성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원본 전편이 정자(正字)로 판독됐다. 이 작업은 성균관대 한문학과 박사과정 중인 노승석씨가 최근 ‘난중일기’ 초서 필사본 9책(국보 제76호, 李忠武公亂中日記附書簡帖壬辰狀草) 전편에 대해 최초로 DB 작업을 완성한 것으로 특히 초서체로 작성된 ‘난중일기’ 원문을 견본으로 정차체로 해독, 전권화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종의 흘림체인 초서체로 작성된 ‘난중일기’ 는 해자(解字)가 어려워 그동안의 충무공 관련연구는 정조때 발간된 ‘충무공전서’(忠武公全書 · 1795년 목판본)와 일제시대 조선총독부가 간행한 ‘난중일기초’(壬辰狀草 · 1935년)본 등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그나마도 원본의 70~80% 정도 밖에 담아내지 못해 필사본과 많은 차이를 보였다. 이런 차에, 노씨가 지난 2003년 10월부터 문화재청의 의뢰를 받아 ‘난중일기’ 원문에 대한 탈초(脫草, 초서의 해독), 교정감수, 정본작업까지 약 7개월간의 작업을 최근 마무리한 것이다. 노씨는 정규 교육과정 대신 전통서당에서 청명 임창순 선생과 부친 노상구씨의 영향을 받아 한학을 배워왔으며, 특히 초서로 쓴 선친의 유묵들을 통해 초서해독에 관한 전문지식을 쌓아왔다. 노씨의 이번 작업은 문화재청이 오는 2011년까지 9년간 1천1백억원을 투입하는 문화재 정보화 전략계획(ISP)의 일환으로, 국보급 유산을 ‘원문 그대로’ 복원해 디지털화하는데 중점을 둔 사업 중 하나. 노씨는 ‘난중일기’ 원문 전체 15만여 글자 중 마멸자와 산절된 글자를 제외한 13만자 가량을 모두 판독하고 DB화했다. 특히 기존 ‘충무공전서’와 ‘난중일기초’에 누락된 내용을 복원하고 내용상 오류를 바로잡아 인터넷을 통해 열람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임진왜란과 조선사, 이순신 평전 연구 등에 대한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노씨는 “그저 충성심 강한 영웅으로 막연히 생각해 오던 충무공의 ‘살신성인’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며 “이순신 장군은 교육받은 것을 몸소 실천했던 분이라는 점에서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화재청은 ‘난중일기’ 원본 이미지와 정자(正字) 판독본 등을 담은 ‘국가기록유산’ 인터넷사이트를 조만간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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