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 대학가 연예인 홍보… ‘특례’ 사라지나
계륵 대학가 연예인 홍보… ‘특례’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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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건국대 연예인 ‘특례 입학’ 없애 “출석률 저조" "실제 졸업 드물어”

홍보 효과보다 학내외 비판 거세… 특례로 ‘역풍’ 맞기도

[한국대학신문 송보배‧김소연 기자] 대학들의 연예인 특례가 사라지고 있다. 건국대는 학내외 비판 여론을 이유로 2013년부터 연예인 특례를 없앴고, 한양대도 수년 전 연예인 특례 입학을 없앴다. 1998년 신설돼 HOT, 젝스키스, 핑클, 베이비복스, 신화 등 멤버를 적극 모집하던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부도 연예인 모집에 이전처럼 나서지 않고 있다. 해당 학부는 현재 연기전공 등으로 분리됐다. 역시 1998년 신설돼 한동안 연예인 유치에 열을 올린 동덕여대 방송연예과도 최근에는 연예인 모집에 시들한 분위기다.

대학의 연예인 특례가 사라지는 이유는 특례입학에 대한 비판 여론은 거센데 반해, 이를 상쇄할만큼의 홍보효과는 발생하지 않는 데 있다는 게 입학관계자들의 말이다. 또 연예인들이 불규칙한 일정 소화 등을 이유로 학교생활에 충실하지 못한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다른 학생들과 형평성 문제도 발생한다.

연예인 홍보 효과? 잘못하면 ‘역풍’ = “연예인으로 홍보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배영찬 한양대 입학처장은 연예인 모집 열기가 가라앉는 원인은 연예인에 대한 선망이 이전과 같지 같고, 실제 대학 생활도 성실히 이뤄지지 않아서라고 진단했다. 

배 처장은 “연예인이 들어오면 막상 10% 도 졸업 못한다”며 “제대로 공부하는 학생들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해 연예인에 대한 학생들의 호감도 높지 않다. 학생들은 특례 입학 자체를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 처장에 따르면 한양대는 일명 연예인 ‘특례’를 수년 전 없앴다. 방송매체 시상식 등에서 수상경력을 지원 자격으로 삼아 사실상 ‘연예인’을 뽑던 전형을 없애고, 일반 학생들이 실기를 통해 지원할 수 있는 ‘특기자전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과의 한 학생도 “수시 입학한 연예인들은 현재 휴학 중으로 같은 학과를 다녀도 얼굴을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우리 학교는 연예인들도 일반 학생과 똑같이 실기 시험을 보고 입학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고교생들의 눈총도 따갑다. 분당의 한 고교 교사 홍지은 씨는 “수험생들은 대체로 연예인이 자기 자리를 뺏는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연예인들이 자기 분야와 관련된 연극영화과도 아닌 인문대학에 입학한 M씨나, 연예활동으로 수시 입학하고 팀을 탈퇴한 모 걸그룹의 H씨가 입시생들에게 많은 질타를 받았다”고 말했다.

특례 입학 논란이 불거질 경우 학교 이미지까지 덩달아 깎여 연예인 입학이 ‘계륵’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건국대의 경우 2010년 연예특기자전형으로 입학한 걸그룹 멤버 등에 ‘4년 장학금’ 혜택을 제공키로 하면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작 걸그룹 해당 멤버는 지난 7월 휴학했으며 대학생보다 가수로 살고 싶다는 뜻을 밝혀 건국대는 다시 한 번 면을 구겼다.

대학들 “일반 전형으로 입학한 연예인이 오히려 홍보효과” = 대학들은 굳이 특례를 통해 연예인을 입학시킬 이유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오히려 일반 전형을 통해 입학한 연예인들이 학교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전언이다.

김호섭 건국대 홍보실장은 “실제로 홍보가 되는 것은 정시로 입학한 연예인”이라며 “우리 대학에 샤이니 민호가 2010년 정시 입학하며 학교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밝혔다. 또 김 실장은 “특례 입학은 계륵이다. 비판 여론이 높아 학교 홍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학가에서 특례 사라지는 것은 그 때문”이라 말했다. 이 대학은 지난해 12월 학교 정시 입학자료집 모델로 샤이니 민호를 등장시키기도 했다.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학과도 2008년 원더걸스 멤버 예은이 6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정시로 입학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배영찬 한양대 입학처장은 “일반전형으로 입학해 제대로 교육받은 학생들이 공부도, 연기도 잘한다"며 배우 유오성, 설경구 등 이 학교 졸업생을 예로 들었다. 또 “축제 때 연예인 섭외가 쉬운 것 외에 특례 입학으로 대학이 얻을 이익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연예인 대학 입학 ‘색안경’은 곤란해 = 한편 연예인들의 전문적인 재능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대학 입학에 색안경을 끼고 봐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산호 중앙대 입학처장은 “연기 전공 2명을 실기전형(특기형)으로 뽑고 있는데, 이건 다른 학과도 마찬가지”라며 “이를테면 우리대학 문예창작과 같은 경우도 창작활동을 지속해 온 특기자를 선발하는 전형이 있다. 정부에서도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릴 수 있는 전형을 만들라고 하기 때문에 이 전형을 한동안 유지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 대학 실기전형(특기형)에는 수상실적이 80% 반영되며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적용되지 않는다. 

동국대는 최근 연예인을 활용한 학교 홍보에 적극 나서며 눈길을 끌고 있다.

동국대는 지난달 17일 건학 108주년을 맞아 이덕화, 강석우, 이경규, 유준상, 소녀시대 윤아, 서현, 에이핑크 손나은 등 연예인 19명을 대거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또 지난달 1일에는 배우 이덕화를 연극학과 객원교수로 임명하고, 연극학부 졸업생인 배우 이정재가 낸 기부금으로 ‘이정재기금’도 만들어 장학금을 주는 등 연예인 졸업생을 활용한 홍보에 적극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 대학은 연예인도 정당한 입학절차를 거쳐 들어왔기 때문에 비판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박정훈 전략홍보팀장은 “108주년 기념으로 연예인 동문조직을 활성화하고, 학교에 기여하고자 홍보대사 위촉을 했다”며 “학교에서 연예인이라고 해서 특별히 대하지 않고, 그냥 지원자 중 한 명으로 본다. 이 때문에 동국대 재수하고 들어온 연예인들도 많다. 에이핑크 손나은도 재수해서 우리학교 들어왔다”며 특혜는 없다고 일축했다.

대학의 연예인 홍보 전략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김갑룡 전주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회적으로 형평성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대학에 홍보 효과는 분명 있다”며 “학교 행사에 연예인들이 얼굴이라도 비치면 이에 대해 고교생·대학생들의 관심이 상당히 집중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신여대의 모 교수는 “연예인 입학에 대해서 사회적 비난이 있는 상태에서 마케팅상 실익이 없는 홍보방법이다. 연예인들이 수업에 나오지도 않는데 대학에 이름만 등록해 두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라 일침을 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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