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연(본지 논설위원/대구사이버대 행동치료학과 교수)

각 대학마다 최초에 대학설립 당시 내세운 설립이념이 있고 그 설립이념에 따라 충실한 경영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정부는 각 대학의 교육목적과 설립이념은 잊은채 일률단편적인 기준으로 채찍질하고 줄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이것은 내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하며 왜 그렇게 똑 같이 행동하지 않느냐고 다그치는 것과 같다. 자녀의 가치와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훈육하는 부모 밑에서 성장하는 아이는 부적절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과 같이 대학의 경영도 엉뚱하게 갈 수 있어 우려된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존경받는 사람들의 양육환경을 조사한 결과, 권위 있는 부모 밑에서 성장한 자녀들이 많았다고 한다. 권위라는 것은 상대방이 갖지 못한 능력을 갖고 이끌어주는 힘이다. 부모는 자녀보다 삶을 먼저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갖고 있는 지혜와 노하우로 자녀들을 지도하기 때문에 권위 있는 사람은 상대를 변화시킨다. 그러나 권위가 없으면서 어떤 위치를 지키려 하는 것은 권위적이 된다. 권위적인 부모 밑에서 성장하는 자녀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부모의 눈치를 보면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할까를 선택하는 기회주의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부는 대학마저도 획일적인 잣대의 평가로 줄 세우기를 하고, 대학의 본질보다 실적위주의 평가를 통해 재정지원을 한다. 가진 자에게 더 갖게 하는 부익부, 빈익빈정책을 하고 있어 안타깝다.

두돌을 갓 넘긴 어린 아이가 엄마 스마트폰으로 노래를 듣고, 영상을 보겠다고 떼를 쓰는 시대다. 이렇게 성장한 아이들은 스마트폰, 컴퓨터 등 개인 전자정보통신들을 통해 모든 정보를 얻고 해석하고, 사이버 공간세계를 만들어 나가는데 익숙하다. 과거에 백과사전을 뒤지며 찾던 지식을 이제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받아들인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는 본격적으로 인터넷 과제처리, 교과학습, 문화생활까지 하고 있다. 이렇게 성장한 아이들은 사이버로 공부하는 것이 익숙하다. 자신의 시간을 가지며, 언제든 모바일을 통해 하고자 하는 것들을 얻는다.

때문에 앞으로 사이버공간에서의 다양한 콘텐츠는 곧 국가경쟁력이 될 것이다. 이미 세계의 교육환경이 변혁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거꾸로 가는 것은 아닌지. 교육부가 지난달 17일에 발표한 사이버대학 관련 예산이 애초 적은 금액이었기에 늘려도 시원찮을 판국에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미래 준비교육에 대한 계획이 궁금할 뿐이다.

자녀의 부적절한 행동 때문에 상담을 오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자녀의 행동지도접근을 위해서는 부모가 자녀를 보는 관점, 내뱉는 말투, 대하는 태도 등을 변화시키는 부모교육 및 부모 상담을 함께 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다. 실제로 부모가 자녀의 현재 수준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가라며 자식을 압박해 자녀를 탈나게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부모가 변해야 자녀가 변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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