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관동대로 새롭게 출발,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

“과거와 미래의 융화가 첫 번째 목표”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가톨릭관동대(총장 이종서)가 지난달 1일 개교했다. 관동대라는 옛 이름을 버리고 인천가톨릭학원(이사장 최기산 주교) 산하 가톨릭관동대학교로 새롭게 출발한 것. 이종서 총장은 개교식 기념사를 통해 ‘Great University’을 이루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지난달 24일 가톨릭관동대 총장실에서 이종서 총장을 만나 개교를 하기까지의 일들과 향후 가톨릭관동대의 발전 계획을 들었다.

- 가톨릭관동대가 개교했다. 초대 총장으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처음에는 관동대 총장으로 지냈던 임기를 제하고 잔여 임기만 채운다고 생각했다. 1년 반 동안 고생을 많이 해서 그만두겠다고 했었고. 그런데 초대 총장을 반쪽짜리 총장으로 임명할 수 없다고 하더라. 그동안의 임기는 소멸됐고 임기 4년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지리적 요건이 좋지 않아도 대학의 노력으로 좋은 대학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직원들에게 내 마지막 직장이라는 말을 했다. 봉사라는 표현을 하지만 좋은 학교를 만들고 가자는 욕심이 있다.”

- 그동안 여러 가지로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 개교하기까지 어땠나.
“처음 관동대 총장으로 와서 가슴이 확 막히더라. 병원이 없는 것을 해결할 방법도 사람도 없었다. 학생들이 서울에 있는 집까지 찾아와 앞에서 데모를 하는데 공부할 상황이 아니니 최후 수단으로 한 것 아니겠나. 하도 답답해서 1월에 사표를 냈다. 그리고 뛰었다. 전국 대학병원들을 돌아다녔다. 될 듯 될 듯 안됐다. 인천가톨릭학원에서 연락이 왔을 때도 교파가 달라서 안 될 것이라 생각하고 만났다. 만나보니 서로 생각하는 것이 너무 달랐다. 없던 일로 하고 왔는데 너무 안타까웠다. 나의 돌아서는 모습을 안스러웠던지  학교에 몰래 찾아와 둘러보고 조사한 뒤 다시 얘기해보자고 제의가 들어왔다.”

- 전신인 관동대는 전통이 있는 대학이었다. 과거와 현재를 어떻게 접목시킬 생각인가.
“같이 융화시킬 것이다. 교수와 직원, 학생까지 모두 그대로다.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을 보면 교직원들이 오히려 피해자다. 고생을 많이 해서 방어적이고 소극적이 됐다. 공격적으로 높이 비상시키고 싶다. 학교에 있는 노련한 부류와 젊은 피 사이를 조화롭게 융화시키는 것이 첫 번째 임무다. 허리가 부족하다. 재정적 여유가 생겼으니 새로 보충할 생각이다. 처장과 팀장 사이에 부장 직책을 새로 만들어서 외부 인력을 수혈할 생각이다.”

- 가톨릭관동대만의 발전방향이 있다면 무엇인가. 특화 사업으로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메디컬테마캠퍼스 특성화를 꼽았다. 이유가 있나. 발전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특성화 전략이다. 부속병원 안에 테마파크를 조성했다. 일반인들이 운동이나 게임을 하면서 체력 측정이 가능해졌다. 수익용 자산으로 출연했다. 시설은 다 갖춰졌고 10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메디컬 엔터테인먼트다. 1년에 약 10만 명을 유치할 예정이다. 외국인 환자들도 주 고객이다. 한류 체험관도 들어선다. 피부관리 등과 함께 실버타운도 들어선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모든 것이 갖춰졌다. 의학, 간호, 보건계열 요청도 받을 것이다. 외국인이 오니 관광도 된다. 관광, 사회복지, 스포츠레저와 관련된 학생들도 실습부터 인턴, 취업까지 이곳에서 가능하도록 특성화될 것이다.”

- 이번 개교에 대해 학생들이나 동문들 분위기는 어떤가.
“좋아한다. 불미스러운 소식만 나오다가 새롭게 거듭난다고 하니 의대 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의대가 가져가던 교육비가 온전히 자신들에게 투자될 테니 나머지 학생들도 좋아한다. 아쉬워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부분까지 수렴할 것이다. 외부기관을 통해 컨설팅을 진행할 것이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두 달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 교육부 관료로 오랜 시간을 지냈다. 대학 밖에서 보던 것과 대학 안에서 들어와 총장이 되어서 보는 시각의 차이가 있다면.
“대학이라는 곳은 다양성이 있어야 한다. 막상 와서 보니 다양성이라고 보기에는 교수, 학생 등 전반적인 학내 구성원 사이에 일탈된 분들이 좀 많아 어려웠다. 전반적인 운영경영에서 차이가 있는 것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돈이다. 매달 500명 월급을 줘야 한다. 재정상황을 보니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내보낼 수는 없다. 고민이다. 다행히 새로 재단이 들어오고 투자가 들어와서 상당 기간 피해 없이 구조조정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공제회 이사장을 해서인지 그런 부분이 제일 실감되고 피부에 닿았다.”

- 교육부 선배 관료로서 교육부 행정은 어떻게 보이나

"일단 교육부가 너무 바쁘다. 사람을 늘리거나 일을 줄이거나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정책들이 시간에 쫓기니 급하게 하게 된다. 중국에서 상유정책 하유대책이라는 말을 들었다. 위에서 정책을 세우면 밑에서 대책을 세운다는 말이다. 이런 것들까지 다 감안을 해야 하는데 많은 정책들이 생기고 사라지는 것은 부작용들이 많아져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현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조금 더 고민해야한다.”

- 교육부의 일이 많다는 것에 공감한다.
“언론과 국회가 조금 더 참을성 있게 지켜보면서 교육부 정책을 지원해줘야 한다. 입시에 완벽한 것이 어디 있겠나. 몇 년을 놔둬봐야 하는데 바꿀수록 탈이 생긴다. 완전히 자율화됐으면 지금 모양이 안됐다. 자율을 강조하던 이명박 정부도 누구보다 많이 관여했다. 진짜 완벽한 대책이 있다면 대통령이 되어야할 것이다.”

- 이번 수시에서 경쟁율은 어땠나.
“아주 안좋았다. 지원자가 1만4000명 줄었다. 3.8대 1에서 2.8대 1이 됐다. 학생들 중 68%가 수도권이 집이다. 실제 모집 정원이 늘어난 것은 아니니까 정시까지 해봐야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충원은 계속 됐다. 강원도 영서지방은 수도권에 준하는데 영동지방이라 문제다. 학생들 27%가 강원도 출신이다. 강원도 자체에 학령인구가 워낙 없다. 평창동계올림픽과도 연결시켜 더욱 발전을 이끌고 학생들을 유치할 생각이다.”

- 미래 대학의 모습을 예측해본다면. 그리고 그 미래에서 가톨릭관동대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해본다면.
“특성화를 홍보하고 학교의 부피를 줄여야 할 것 같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분을 줄이고 신설할 것은 신설할 것이다. 어차피 세계적으로 스타 강사가 강의하면 무료로 들을 수 있다. 대학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미래는 디지털 노마드 사회다. 융합과 네트워크 사회다. 학문만이 아니라 학교들 자체가 융합이 되어야 한다. 최소한 네트워크, 온라인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스마트 캠퍼스를 구상중이다. 현재 경영정보학과를 시범학과로 운영 중이다. 태블릿PC가 기본이다. 앞으로 학생이 4년간 이곳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다른 대학들을 돌아다닐 수 있는 대학생활이 될 것이다.”

- 임기 안에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 추후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학교가 발전할 수 있는 토대는 마련됐다. 이제 그 토대에서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가 문제다. 현재 상당부분의 시스템을 만든 상태다. 강의계획서를 스크린하는 위원회도 만들었다. 학생들이 무슨 정보를 가지고 수강신청을 하나. 강의 중간쯤 강의에 대해 설문조사를 자체적으로 실시해서 교수가 참고하도록 하겠다.  학기가 끝나고 강의평가에서 하위 10%에 연속으로 2번 들면 교수법을 이수하도록 할 것이다.듣지 않으면 연구비를 삭감할 예정이다. 강의듣는 것을 교수들이 창피해하는데 학생과 세대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

- 인터뷰 동안 하지 못했던 말이 있다면.
“요즘 대학이 예전보다 어려워졌다. 예전엔 전공만 하면 됐는데 지금은 교양에 기초교육, 전공 2개가 기본이다. 대학이 할 일도 많아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평생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생기도록 문화예술체육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인성교육도 해야 한다. 다행히 전국 12개 가톨릭 대학들이 공통 인성교육 봉사 프로그램이 있다. 인간적인 대우도 필수다. 학생들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 답답한 것이 있다면 학생들은 엄청나게 바뀌고 취업에 학점에 더욱 민감해졌다. 그런데 교수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 중이다.”

<대담=박성태 발행인 / 정리=이재익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이종서 총장은…
1973년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입학 후 동대학원 석사, 버밍엄대 석사, 성균관대 박사과정을 거쳤다. 1983년 서울시교육위원회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1985년부터 89년까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일했으며 1997년부터 2006년까지 교육부에서 이사관, 교육정책기획관, 감사관, 교원소청심사위원장 등을 거쳤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서울대 사무국장, 대전시교육청 부교육감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2006년 제7대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에 임명됐으며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제17대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으로 일했다. 2013년부터 제7대 관동대 총장으로 일했으며 올해 9월 가톨릭관동대 초대총장으로 학교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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