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수능영어지문 해외원문 무단도용 논란도

[한국대학신문 차현아 기자] 사교육비 절감을 목표로 EBS 교재 및 강의와 수능 외국어 영역을 연계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사실상 ‘지문 베끼기’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수능 외국어영역 지문의 대부분이 EBS 수능 영어 대비교재 지문에서 변형 없이 출제됐다고 비판했다. 2013학년도 수능 외국어 영역 문항 전체 45개 중 71%인 32개가 EBS교재와 연계됐다. 2014학년도 수능 외국어 영역에서도 대부분의 EBS 연계지문이 변형 없이 출제된 바 있다.

한글 해석본만 외우는 ‘영어없는 영어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상위 5개 온라인 입시대비 학원모두 ‘영어없는 영어수업’을 하고 있다. 시중에는 EBS교재 5권의 지문을 단기간에 외울 수 있도록 한글과 그림으로 정리된 ‘영어 없는 영어교재’도 판매되고 있다.

또한 EBS영어교재의 지문이 해외원문을 무단으로 도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해외 저서를 인용하면서 저작권료를 납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수능 영어지문에서 EBS 수능교재의 지문을 그대로 베껴쓰고 있기 때문에 수능 역시 해외원문을 무단 도용한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사는 자사 기사를 무단도용한 국내 어학원을 상대로 저작권법 위반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BS수능교재를 두고도 해외 원작자들이 저작권 주장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의원은 “교육 본연의 목적을 잃은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오히려 대학 진학이후의 사교육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무분별한 해외 원문 베끼기를 넘어 엄선되고 검증된 지문을 우리 학생들 수준에 맞춰 직접 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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