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개막, 학생들 캡스톤디자인 ‘아이디어’ 돋보여

명문대 보다 특성화대, 전문대 등의 부스에 '북적'

[한국대학신문 송보배 기자] 국내 최대 전자‧IT 종합 전시회인 제45회 한국전자전이 14일 개막했다.

일산 킨텍스에서 오는 17일까지 진행되는 한국전자전에는 삼성, LG를 비롯한 국내외 기업들이 참여했다. 이날 행사는 △모션디바이스 탑드리프트 △차세대 입체 음향 기술 △LG 웨어러블 디바이스 ‘G Watch R’이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자리로 관심을 모았다.

이날 약 30개 대학 산학협력단이 참여해 기술개발 성과와 미공개 신기술을 공개했다. 각 대학들은 보유 특허기술을 자랑하며 기업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특히 학생들 스스로 캡스톤디자인을 선보인 동양미래대학과 서울과학기술대가 주목을 끌었다.

대학들은 기업과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한국전자전의 순기능에 입을 모으는 한편 매년 줄어드는 관람객 수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 동양미래대학 학생들이 일본인 투자자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송보배 기자)

대학공동관 학생 아이디어 ‘반짝반짝’ = 대학공동관 부스에는 약 30개 대학 산학협력단에서 참여해 뛰어난 기술역량을 선보였다.

참가대학은 △강원대 △경상대 △경북대 △고려대 △군산대 △광운대 △광주과학기술원 △계명대 △동아대 △동양미래대학 △부산대 △부산외대 △서강대 △성균관대 △숭실대 △세종대 △아주대 △연세대 △영남대 △이화여대 △인제대 △중앙대 △제주대 △충북대 △충남대 △ KAIST △호서대 등이다.

광운대는 기존 3D TV에서 눈의 피로와 어지럼증을 개선한 3D홀로그램 프로젝션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출품해 대학 부스 중 유일하게 VIP 코스에 포함됐다.

학생들이 직접 캡스톤디자인 등 제품을 선보인 동양미래대학과 서울과기대도 눈길을 끌었다. 학생들의 작품 발표를 겸하면서 교육적 성과도 잡았다고 해당 대학들은 평했다.

동양미래대학 조병호(기계2) 씨는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운동에너지로 바꿔 연비를 절감하는 시스템을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 출품하게 됐다”며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이자 엔진에 대해 깊게 알아볼 기회가 됐다”며 행사의 의미를 정리했다.

서울과기대 김종화(기계시스템디자인4) 씨도 “3D 프린터 출력에서 해상도를 높이는 기술을 발명해 독자적으로 특허를 준비하는 중”이라며 “학교에서 공부만 하다가 이런 행사에 나오니 기업에 비해 아직 제품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아이디어 면에서는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직접 만든 제품을 통해 창업을 한 학생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서울과기대 이승민(신소재공학과 4) 씨는 블로레오CEO 명패를 달고 직접 개발한 제품을 홍보했다. 이 씨는 “장애인들이 양치하며 양칫물을 들이마시는 것을 봉사활동 중 목격하고 입 안 양칫물을 빨아들이는 석션 칫솔을 개발하게 됐다”며 “관심을 보이고 먼저 연락해온 곳이 있어 내년 제품을 납품키로 했다”고 밝혔다.

▲ 14일 한국전자전에서 광운대 전홍구(전자물리학과 박사과정) 씨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LED 발광 소자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송보배 기자)

■ 투자자 해마다 줄어…“산학협력 미래 두렵다” = 하지만 예년에 비해 썰렁한 전시장에 대학들은 우려를 표했다. 실제 참관객 상당수는 LG와 삼성 부스에 몰려 있었고 대학 부스에 대한 관심은 적었다. 학생 제품을 적극 선보인 동양미래대학과 서울과기대 등 몇몇 대학을 제외하곤 참관객 발길이 뜸한 실정이었다. 간소하게 부스를 꾸린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KAIST 부스도 한산해 ‘명문대 특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세종대 산학협력단의 장진규 변리사는 “첫 날이다 보니 대학들이 아직 준비가 덜 된 면이 있다. 미팅 등 기업 문의는 있다”고 답했다.

동양미래대학 김동회 부교수(생명화공과)는 “해마다 전자 관련 행사들의 규모가 줄어들고 있어 IT 미래가 어떻게 될지 걱정스럽다. 한국전자전도 전년에 비해 규모가 줄었는데 앞으로 바이어도 많아지고 활성화되길 기대 한다”고 밝혔다.

서울과기대 백세라 주무관은 “전자·IT 관련한 모든 전시회에 사람이 줄어들었다. 관람객도 투자자보다 일반 참관객 비중이 높은 실정”이라며 “기업들과 계약 실적이 산학협력단에는 중요한데 기업 투자자 참여가 적어 계약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다보니 기업들의 투자 의욕이 위축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백세라 주무관은 한국전자전 행사에 있어 “홍보와 투자자 섭외 면에서 보충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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