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대한민국학술원(회장 권숙일, 이하 학술원)은 17일 오전 10시 학술원 대회의실에서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만남(Convergence of Science and Technology with Humanities)’을 주제로 제41회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지난 1961년 시작된 학술원 국제학술대회는 매년 우리 사회에서 학문적 성찰이 필요한 주제를 선정, 국내외 저명한 석학을 초청해 논의하는 자리이다. 올해는 최근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과 창의적 인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을 고려해 이 같은 주제를 선정했다.

권숙일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몇년 전부터 학문간의 통섭 또는 융합이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지도자는 과학기술과 인문학적 소양을 함께 지닌 인재라야 한다는 당위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오늘의 학술대회가 학문적 접근을 강조하면서도 학문간 융합을 위한 실천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조강연은 포스텍 부이사장인 윤덕용 국제학술대회 조직위원장이 맡는다. 윤 위원장은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을 시도한 국내·외의 여러 사례를 소개하고, “자연과학과 인문학은 서로의 결과와 주장에 대해 배우고 한편으로는 끝없는 반론을 제기하면서 발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할 예정이다.

첫 번째 세션은 주로 신경과학과 인간행동에 대한 내용에 초점을 맞췄다. 닐 리바이(Neil Levy) 호주 멜버른대 교수는 ‘신경과학이 철학문제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그는 인지과학과 철학, 사회심리학, 정신과학에 관한 실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경과학을 이용해 인간행위에 대한 도덕적 책임의 한계를 밝힐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정재승 KAIST 교수는 ‘신경경제학: 경제학과 신경과학으로부터 의사결정에 대해 통찰을 얻다’는 주제를 준비했다. 정 교수는 다양한 환경에서 네 가지 사료(飼料)를 선택하도록 한 동물 실험에서 각 동물들이 습관과 개별 선호도에 따라 사료를 선택했다는 결과를 소개하면서, 이를 통해 인간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다양한 중독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할 예정이다.

두 번째 세션은 최근 물리학의 중요한 주제인 복잡계(complex system) 관점에서 인간과 사회 현장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사례가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승환 포스텍 교수는 ‘복잡계과학과 의식’이라는 주제로 뇌와 의식을 뇌과학적 측면에서, 특히 마취와 의식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최무영 서울대 교수는 ‘사회현상의 복잡계 관점 : 교통 그물얼개와 트위터 동역학’을 주제로, 수도권 전철 및 버스 등 교통 그물 얼개에서 승객의 흐름, 트위터의 정보공유 자료 등 빅데이터를 분석한 연구 사례를 소개한다. 최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 다양하고 근원적인 자연과 사회현상을 해석하기 위해 복잡계 관점과 정보가 중요한 구실을 한다는 점을 밝히게 된다.

세 번째 세션은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이 필요한 이유와 그 위험에 대한 내용이 다뤄진다. 송준화 KAIST 교수는 ‘생활밀착형 모바일 컴퓨팅을 위한 연구’를 주제로, 언어 지체 아동의 치료를 위한 모바일 서비스 활용 사례를 언급하며 과학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소개할 예정이다.

데보라 피츠제랄드(Deborah Fitzgerald) MIT(매사추세츠공과대)인문예술사회대학장 ‘과학과 인문의 만남: 그 전망과 위험’이라는 주제를 준비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편안한 학문 추구를 가능하게 해 줄 수 있는 과학과 인문학 간의 실질적인 융합에 대해 가르쳐야할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할 예정이다. 또한 자연계열의 지식을 어떻게 인문사회계열의 지식과 통합할 것인지, 어떻게 우리 젊은이들이 이와 같은 융합의 방식에 익숙해지도록 할 것인가의 문제를 고심할 때라고 화두를 던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