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핸드폰 소음 공해 심각

"면접 볼 때는 벨소리를 진동으로 바꿔 주세요."

캠퍼스 풍경1 : 중앙대 서라벌관 3층 한 강의실. 50명 가량의 +대학생들이 정신없이 모의토익 시험을 보고 있다. 마침 가장 귀를 쫑긋해야 할 듣기(Listening) 시험의 파트(Part)4 부분. 돌연 울리는 휴대폰 신호에 모두들 아연실색하고 당황한 여학생은 휴대폰이 든 가방 지퍼를 열지 못해 시험장 분위기는 딱딱하게 굳어진다.

캠퍼스 풍경2 : A대 취업정보실. 이 대학은 최근 대졸 취업난 타개를 +위해 학교 내로 중소기업 인사 관계자들을 초청, 교내에서 졸업예정자와 +미취업생들이 면접을 볼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장소는 취업정보실내 모의면접장. 말쑥하게 양복을 입은 4명의 면접자들에게 +지원동기를 묻는 질문이 떨어지자 울리는 핸드폰 신호. 5명 모두는 순간 당황하고 4명 중 당사자는 어쩔 줄을 모른다.

휴대폰 가입자가 1천만명을 넘어서면서 휴대폰의 공공장소 통화예절이 사회의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는 대학 캠퍼스도 예외일 수 없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울려대는' 휴대폰 공해의 가장 큰 피해지역 중의 하나가 대학캠퍼스이기 때문.

삼성전자는 국내 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휴대폰 제조업체답게 지난달부터 '휴대폰 에티켓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 경희대, 숙명여대, 단국대 등의 6개 대학에서 대학 교내방송을 통해 "지금은 애니콜 타임입니다"라는 방송을 내보내 +'벨소리를 진동'으로 전환하는 캠페인을 6개월간 전개할 계획이다.

이는 앞으로 진행할 휴대폰 소음공해 방지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캠페인 중 하나인 셈. 실제 일본 닛코도사는 병원, 레스토랑 등 공공장소에서 휴대폰이 울리지 않는 장치를 개발 보급중이고, 유럽에서는 +공공장소에서의 휴대폰 반입금지제도를 추진하는 등 제도적, 기술적 보완과 공중도덕 예절 캠페인을 더불어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학강의실, 영화관, 연극공연장, 심지어 교회나 성당에서도 신호음이 들리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식에서 나왔다"고 캠페인의 의미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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