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생활스포츠와 엘리트스포츠 연계 필요”

▲ 고려대와 연세대 정기전이 있던 10월 10일 아침 잠실운동장에서는 아마추어 고려대-연세대 정기전이 먼저 열렸다. 양교에서 치열한 예선을 거쳐 올라온 대표 동아리가 맞붙는다. 사진은 아마추어 정기전 야구 경기. 고려대 '데몽'이 연세대 '이글스'에 2대8로 패했다.(사진=이재익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스포츠 동아리가 대학스포츠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을까. 대학스포츠의 위기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로 대학들의 스포츠 동아리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일반 학생들이 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게 하면 자연스럽게 대학스포츠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대학마다 스포츠 동아리는 모두 있다. 농구나 야구, 축구 같은 인기 종목일수록 많게는 수십 개의 동아리가 한 대학 안에서 리그전을 펼칠 때도 있다. 하지만 생활스포츠와 엘리트 스포츠의 구분이 명확하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아무리 잘해도 자신이 입단테스트를 찾아가지 않는 한 프로 선수가 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동아리로 대표되는 생활스포츠가 엘리트스포츠와 접점이 생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 쪽의 균형 있는 발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중앙대 허정훈 스포츠단장은 “스포츠가 다 같이 즐기는 문화로 자리잡아야하는데 지금은 따로 가고 있다. 아마추어가 2부부터 수준별로 구성되고 현재의 엘리트 스포츠는 1부로 구성되어서 2부 선수들이 1부로 넘어갈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21일부터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주최로 대학농구동아리 U리그가 시작했다. 수도권 대학의 38개 대학농구동아리에서 115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리그전을 펼치고 있다. 협의회는 이번 동아리 U리그가 대학스포츠 문화 조성의 계기가 되리라 기대한다. 이번 리그 개최 이후 종목과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김성태 사무처장은 “올해 9월 21일부터 대학농구동아리 U리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일반 학생들이 운동에 많이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대학스포츠의 다양화를 꾀하고 더 많은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스포츠 자체가 아마추어적 요소를 가지고 가야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양대 조성식 교수는 “일반 학생들을 중심으로 동아리 체육대회에서 1등한 팀끼리 타 대학팀과 대결하는 등 대학스포츠가 아마추어적인 요소를 가지고 다른 대학들과 연합해서 발전하는 방향도 필요하다. 현 선수들도 학교를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현재 상황은 운동만 하다보니 학교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마추어 스포츠 중심으로 대학스포츠를 운영하는 대학도 있다. 운동부가 사라진 대학들이다. 서강대 체육관은 일반 학생들로 가득하다. 서강대 정용철 교수는 “학생들이 매일 체육관에 나와 연습을 한다. 감독님께 트레이닝도 받으며 제대로 운동하고 있다. 운동을 통해 배우는 여러 가치들이 취직에도 도움이 된다. 엘리트 스포츠와 아마추어 스포츠가 한 시스템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대학스포츠 전체가 아마추어 중심으로 변하는 것은 아직 이상적인 이야기라는 의견도 있었다. 성균관대 엄한주 스포츠과학대 학장은 “아마추어 중심으로 대학스포츠가 가기 위해선 대한체육회 모든 가맹단체가 연령대별 그룹으로 다시 조성되어야 한다. 현재 대한체육회 등록법이 학교 단위만이 아니라 클럽도 등록이 가능하도록 바뀌어야 할 것이다. 축구와 야구가 최근 바뀌었는데 모든 종목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 말했다.

동아리 중심으로 대학스포츠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대학이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국민대 이대택 교수는 “동호회는 어차피 하고 싶어서 만들어진 것이고 대학이 한 것이 아니다. 운동장 만든 것으로 끝이라 하면 할 말이 없다. 정말로 아마추어 중심의 대학스포츠가 활성화되려면운동하는 학생들에게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는 지난 9월 21일부터 12주에 걸쳐 대학농구동아리 U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수도권 대학농구동아리 38개팀이 참여했다. (사진 =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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