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대담]유재원 한국영상대학 총장 “특성화 성공하면 4년제 벽 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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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S 제대로 도입되면 전문대학다운 전문대학 될 것”

"학생과 교직원들과의 소통위해 선제적으로 문제해결 나서"

[한국대학신문 양지원 기자]전문대학은 지금 확실한 정체성을 가져야 할 때다. 4년제 대학, 폴리텍, 마이스터 고 등 전문대학 고유의 고등교육직업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침범하고 있다는 우려가 쏟아진다. 특성화로 정체성을 최대한 살리고자 대학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방송·영상 분야에 특화된 한국영상대학도 그 중 하나다. 이 대학은 지난 6월, 교육부 발표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사업에서Ⅰ유형 단일분야 특성화에 선정, 창의적 영상 콘텐츠 제작 전문 인력 양성의 주축을 담당하게 됐다. 유재원 한국영상대학 총장은 “전문대학들이 특성화 사업을 잘 추진해 나간다면 4년제 대학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의지와 확신을 드러내보였다.

-이사장직에 있다가 총장이 됐다. 경영원칙이 있나
“내가 이사장 시절 총장을 선임하면 보통 8년씩 총장으로 재임하도록 해서 경영의 연속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했다. 그러다가 총장으로 부임하면서 나는 대학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총장을 해보니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다. 1년8개월이 지난  지금도 업무 파악 중이다. 학교 업무는 복잡하고 총장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더라.  일을 하면 할수록  끝이 없는 곳이 바로 대학이다. 회사 경영보다 힘들다고 본다. 선제적으로 모든 걸 해 나가자는 원칙이다. 경영 측면에서 선제적으로 해 나간다. 교직원들은 한솥밥을 먹는 식구다. 구내식당 무료 이용, 대학 재학 두 자녀 장학금 제도 등 교직원들이 학생들 가르치고 지원하는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우리 교직원과 학생들은 가족 같은 분위기로 똘똘 뭉쳐있다고 자부한다.”

-‘열린 총장실’ 등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이 말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무언가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민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걸 미리 알아서 해 주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들이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먼저 알아보는 편이다. 요즘 SNS 등을 많이들 사용하지만 교직원·학생들과는 별도로 하지 않는다. 해 볼 생각도 있었는데 사실 엄청 바쁘다. 문자 한 통 제대로 보낼 시간이 없다. 대신 다른 방법을 쓴다. 시험 기간에 햄버거와 음료수를 챙겨주고, 야간 작품 제작 기간에 매점 이용 티켓을 나눠주는 등 직접 현장에서 마음을 전하려 한다.”

-영상 특성화는 어떻게 하게 됐나.
“건설업에 종사하다 문득 향후 무언가 다른 분야를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기 때문에 두뇌를 이용한 아이템이 무엇이 있을까 찾아보니 영상, 관광산업이더라. 특히 영상 산업을 잘하면 세계로 나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한참 홍콩 영화가 유행할 때 ‘왜 우리나라는 못 만들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1994년 (주)강동 CATV 방송국을 설립하고 서울지역 외주 최고점수를 획득한 후 이것이 토대가 돼 영상 특성화 대학을 설립하게 됐다.”

-특성화 사업 추진에 있어 차별화는 어떻게 하고 있나.
“학과 구성을 다양하게 했다.  다른 예술 계통 대학들은 공연예술을 중심으로 한 학과가 설치돼 있다. 현재 국가에서 요구하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에 딱 맞는 학과들, 예를 들어 연출·촬영·편집·음향·분장 등 영상 직무에 필요한 분야가 총 망라돼 있다. 또 다른 하나는 학기제 실습이다. 3학년 2학기, 2학년 2학기 때 학생들을 현장 실습 시킨다. 2학년들은 각 학과에서 합동으로 작품을 만든다. 연출, 촬영, 편집을 각 전공자들이 맡아 실질적인 제작을 스스로 해 보는 것이다. 사회에 나가 어떤 영역을 하게 될지를 미리 경험해 보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 능력을 키울 수 있다. 학과 정체성을 뚜렷이 알게 돼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CJ와 전문대학 10개교가 인재매칭 협약을 맺었다. “사업 추진에 있어 딱 맞는 학과가 우리대학에 있는데 해당교로 선정되진 못했다. CJ 입사자 인원수를 기준으로 대학들을 지정한 것이라 들었다. 우리 대학도 CJ에서 추가로 실사를 하고 갔다. 긍정적인 결과가 올 것으로 본다.”

-구조개혁평가 공청회 때 기존 기관평가인증과 중복된다는 의견이 있었다.
“어떠한 구조개혁 방법을 내놓아도 전부를 만족시킬 순 없다. 문제는 ‘어떻게 공평하게 공통분모를 찾아 무리 없이 할 수 있겠냐’인데. 4년제와 전문대학 간 의견이 첨예하게 다르다. 어떻게 할 지 모르지만, 4년제와 전문대학이 함께 짐을 짊어지는 게 옳다. 원칙을 정해 우리가 10% 줄이면 그 쪽도 10% 줄이는 식으로 말이다. 수도권과 지방대학들도 서로 대립한다. 잘 나가는 수도권 대학들의 정원을 인위적으로 감축해 죽일 것인지, 그대로 놓아두면 자연적으로 죽을 대학은 죽고 살 곳은 살지 않겠나. 이분법적으로 나눠버리면 남아있는 대학들이 얼마나 되겠나. 우리 대학은 지방대학이다. 아직까진 별 문제 없지만 2023년에는 정원 40만 명으로 지금보다 3분의 1가량 감소한다. 이렇게 되면 데미지(Damage) 안 입을 대학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까진 강제성을 띠어 정원 축소를 의무적으로 해야 지방대학들이 전부 고사하지 않는다.”

-특성화 사업 평가 방식은 어땠나.
“예년과 판이하게 달라졌다. 전에는 편파적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됐다. 예술대학 입장에선 특히 그랬다. 그대로 평가하면 예술대학들이 모조리 다 하위권에 머무를 텐데 가중치를 둬 영역별 평가를 해 괜찮아졌다. 지방대학으로서의 약점은 여전히 짊어질 수밖에 없다. 전문대학들은 특성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밀면 나아질 것이라 본다. 지금까지 전문대학이 사회적 인정을 못 받은 이유는 바로 특성화 때문이다. 한 두 계열은 특성화를 해야 하는데 그동안의 백화점식 나열 구도가 문제였다. 전문대학답게 전문화된 학문과 기술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진작 이 취지대로 갔으면 전문대학이 지금 인식처럼 수준이 떨어지진 않았을 것이다.”

-예술대학 커뮤니티가 따로 있다고 들었다.
“교육역량강화사업은 실패한 정책이라 본다. 너무나도 편중된 지원책이었다. 보건, 교육계열이 많은 대학들이 많은 혜택을 받았다. 예술대학은 모두 탈락이었다. 특성화 사업 상당히 오랫동안 진행돼 오다 MB정권 때 올 스톱됐다. 예술 분야는 4대 보험도 안 되고 홀로 일하는 경우도 많은데 타 계열과 함께 견주는 평가는 모순이다. 총장으로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느꼈다. 전문대교협 총회 때 이 부분과 관련한 발언을 했고 그 자리에서 예술대학 총장들끼리 뭉치자는 말이 나왔다. 계원예술대학, 서울예술대학, 동아방송예술대학, 청강문화산업대학, 이렇게 5개교가 모여 평가 방식에 있어 예술대학들을 고려해 달라고 교육부에 요청도 했다. 100% 만족스럽진 않지만 이번 특성화 사업에 어느 정도 의견이 반영된 것 같다.”

-전문대학과 폴리텍을 연계한 공동교육과정이 운영될 것이라는 교육부 발표가 있었다.
“우선 국가 내 교육기관에 각 부처별 대학이 있는 것 자체가 문제다. 문체부에 한예종, 미래부에 카이스트, 노동부에 폴리텍이 있다. 폴리텍은 폴리텍 자체 영역을 가지고 있다. 바로 기능인력 양성이다. 전문대학 정원도 줄고 유휴시설도 남는 마당에 이를 활용해 기능훈련소를 대학에서 만든다면, 대학도 살 수 있는 길이라 본다. 폴리텍 예산이 전문대학 투입 비용의 10배라고 알고 있는데, 이 막대한 예산을 한 기관에만 쏟아 붓는 건 말이 안 된다. 부총리 제도가 생겼으니 교육부 장관이 슬기롭게 조정해 나가지 않겠나.”

-현 정부의 전문대학 육성 방안이 어느 정도 실효성을 거두고 있다고 보는가.
“교수들이 NCS 도입을 어렵게 느낀다. 그동안 안 해 왔던 걸 시작해 교육수준을 높여 나가려 하니 시간도 부족하고, 연구해야 할 부분이 많아 반대 세력도 많긴 하다. 개인적으론 잘 됐다고 보는 입장이다. 진작부터 이렇게 갔어야 했다. NCS가 제대로 도입되면 전문대학다운 전문대학이 될 수 있고 산업계에서도 ‘전문대학이 이렇게 달라졌구나’ 느낄 거라 믿는다. 어렵더라도 해야 한다.”

-전문대학으로 유턴(U-turn)하는 학생들이 늘었다. 몇 십 년이 지나도 4년제를 선호할까. 향후 전문대학 전망은.
“구조조정 및 특성화를 하지 않고 백화점식으로 간다면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다. 각 전문대학들이 각성해 특성화를 지속적으로 해 나가고 정부에서도 이를 강하게 추진하면 전문대학은 전문대학답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특성화 사업 시초지만, NCS 도입으로 교육 수준을 높여나가고 결과적으로 사회에서도 전문대학 출신을 선호할 것이다. 특성화를 잘 해 나가면 4년제도 넘어 설 수 있다.”

<대담=박성태 발행인 /정리=양지원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

■유재원 총장은…
인천공업전문대학 토목과, 우송대 국제통상학 경영학사, 한양대 경영대학원 국제경영 경영학 석사, 건국대 대학원 국제무역 경제학 박사를 거친 뒤 1979년부터 1995년까지 인풍건설(주) 회장을 맡았다. (주)강동 CATV 방송국을 설립했고 4년간 충남도의회의원 기획경제위원회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1994년부터 2003년까지 학교법인 인산학원 이사장이었다가 지난해 2월부터 한국영상대학 총장을 맡아 학교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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