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Co-op 프로그램 및 창업보육센터 '벨로시티 개러지' 엿보기

[캐나다 워털루=이연희 기자]캐나다 남동부의 온타리오주 소도시 워털루에 위치한 공립종합대학인 워털루대(University of Waterloo)는 세계 최고의 Co-op(Co-operative education)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워털루 지역은 작은 도시이긴 하지만 '북쪽의 실리콘밸리'로 불릴 정도로 첨단 IT산업체들이 모인 곳으로 통한다. 이 지역 기업체의 47%는 워털루대와 밀접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 소프트웨어 위주 창업 기업체들이 들어선 워털루대 창업보육센터 벨로시티 첫 번째 동 내부(사진 제공=전국대학연구·산학협력관리자협의회)

워털루대의 학생들은 학부과정 중 4개월간 실시하는 현장실습 학기를 5학기까지 2년간 이수할 수 있다. 전체 학생 3만3000명 중 절반 이상인 1만8000명이 매학기 120개 이상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공학 전공 학생들의 현장실습 참여 비율이 눈에 띄게 높긴 하지만, 수학이나 과학 등 기초학문을 전공한 학생들도 상당수 참여하고 있다.

현장실습학기에 학생들은 등록금 외에 60만원 상당의 추가비용을 학교에 납부한다. 온라인으로 일자리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지원서를 접수하면 해당 기업의 면접을 거친 뒤 일정 보수를 받으며 일하게 된다. 학기 중에는 수시로 학생 어드바이저와 이메일, 전화, 웹캠 등으로 수시로 상담을 거친다. 현장실습 학기가 끝나면 학업과 업무의 상관관계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한다. 매번 학생들과 기업체가 서로 평가를 하고 공개하기 때문에 대학과 기업간 힘의 균형이 이뤄지는 구조를 갖췄다.

단과대학별 산학협력 담당 부학장과 교육부총장, 학생대표, 취업지원부서와 산학협력교육·진로부서장이 포함된 산학협력교육위원회(Co-operative Education Council)에서는 독립적으로 산학협력 교육 프로그램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지난 2년간 워털루대 학생들의 취업률은 95%, 전공분야에서 취업한 비율이 91%, 연 5만 달러 이상 수입을 올린 비율이 77%에 달한다.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기업체의 비율은 대기업 49.7%, 중소기업 48.2%, 창업기업 2.1% 정도다.

Co-op 프로그램을 갈고닦으며 활성화해온 결과 워털루대는 22년간 캐나다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으로 꼽힌다. 지역에도 약 2614만 달러 상당의 경제효과를 내고 있다. 산학협력중심대학으로 성공하면서 캐나다 대학교육의 모델로도 자리 잡고 있다. 공학과 컴퓨터공학, 수학 분야는 QS, 더타임즈 대학평가 등에서도 상위 50위에 들었다.

▲ 하드웨어 위주 창업 기업체들이 입주한 벨로시티 두 번째 동 안의 작업공간(사진 제공=전국대학연구·산학협력관리자협의회)

'아이디어는 이곳에서 시작한다(Ideas Starts Here)'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기업가정신을 강조하는 워털루대 산학협력의 꽃은 창업보육센터인 '벨로시티 개러지'(Velocity Garage, 이하 벨로시티)다. 캠퍼스 밖에 위치한 벨로시티는 창업을 하고자 하는 재학생 및 동문, 교직원들에게 창업을 위한 작업 공간을 제공할 뿐 아니라 산업체 관계자들의 멘토링과 마케팅, 홍보, 자금 등을 모두 지원하고 있다.

벨로시티는 2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처음 설립된 7000ft²(650㎡)짜리 건물에는 주로 소프트웨어 예비창업 기업체 30곳이 입주했다. 같은 건물에 구글 지사도 입주해 있다. 지난 8월 문을 연 11000ft²(약 1020㎡) 규모의 두 번째 건물에는 주로 재료공학, 생명과학, 하드웨어 등 물리적 작업공간이 필요한 업체 23개가 입주했다. 건물 뒤쪽에는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자재와 공구, 작업공간이 마련돼 있다.

24시간 개방돼 있으며 9시부터 5시까지는 8명의 정규직원들이 입주기업을 지원한다. 교수들이 멘토링을 맡는 우리나라와 달리 벨로시티는 창업에 성공한 선배들이 한 팀씩 전담해 무료로 창업 노하우를 전수해 준다.

각 업체의 입주기간은 최장 2년이다. 다른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고자 한다면 다시 신규로 입주할 수는 있다. 4개월마다 2월, 6월, 10월에는 입주기업 대상으로 그동안의 사업성과와 발전 정도를 평가해 우수기업에는 2만5000달러를 지원한다. 경쟁률은 매번 4 : 1 수준이며, 그만큼 창업 가능성이 높은 우수 아이템을 골라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벨로시티를 기반으로 창업에 성공하더라도 어떤 지적자산이나 사용 대가로 주식을 사도록 하지 않는다. 발전기금 기부 역시 의무사항은 아니다.

마이크 커크업(Mike Kirkup) 벨로시티 소장은 "연간 30억 원의 예산으로 운영되는데, 교비 40%, 연방정부와 주정부 보조금이 각각 20%씩, 기부금 20%로 구성된다. 대부분은 건물 임대료로 지출되고 4억 원가량이 장학금으로 지원된다"며 "훌륭한 아이템이 많은데 입주공간이 다소 좁아 공간을 더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지 취재 지원 : 한국대학연구·산학협력관리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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