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양지원 기자]전문대학이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정체성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사회적 인식의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그로 인해 전문대학과의 공생을 택한 조력자도 늘고 있다. 바로 가족회사다. 개별 전문대학들은 다양한 산업체와 협약을 체결해 상호 협력을 약속하고 있다. 이들은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프로젝트와 프로그램들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행시켜 나간다.

매년 9~10월이면 각 전문대학은 ‘엑스포(EXPO)’라는 명칭을 붙여 가족회사들과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행사 타이틀이 보여주는 것처럼 현장에서는 기술협력 등을 통해 제작한 작품 경연대회, 시상식, 만찬 등이 전개된다. 취업을 준비하는 2학년들을 대상으로 기업체와의 즉석 인터뷰도 진행된다.

가족회사는 공기업, 일반기업 등 국내외 모든 기업들이 그 대상이기 때문에 전문대학 특성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또한 대학과의 협력 정도에 따라 등급이 나뉘고 엑스포 참가 후 급속도로 진전된 협력 강화로 인한 등급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한 전문대학의 가족회사인 모 공기업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맞춰 협력 형태도 예년과 달라졌다”면서 “올해부터는 내근을 하며 업무를 보조하게 했던 인턴제도가 사라지고 대신 취업 박람회로 탈바꿈됐다”고 설명했다. 이 공기업은 매달 30명씩 3개월 간 90명의 학생들이 인턴으로 들어와 체험하던 구조를 바꿔 보다 많은 학생들이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게 됐다.

수도권 전문대학의 한 기획처장은 “엑스포를 준비하는데 드는 비용이 적게는 7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 원까지도 들지만 그만큼의 비용 대비 효과가 분명히 있다”며 “기업들과의 관계도 더욱 돈독해지고 이는 산학협력 체제를 구축하는데 용이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대학의 모 산학협력단장은 “기본적으로 엑스포에는 가족회사들만 참여하지만 이 기업들이 네트워킹을 확장해 제3의 기업을 대학에 소개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번 정부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교육과정을 적극 도입해 산업체의 요구에 부합하는 인재 양성을 유도하고 있다. 맞춤형 현장 실습을 해 온 전문대학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전문대학가의 산학 연계 교육도 보다 정교해졌으며 학생들에게 취업의 질을 보장해 주기 위한 다양한 길을 모색하고 있다.

고등직업교육기관이라는 개념에 걸맞게 전문대학이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선 정원감축, 타 교육기관들의 전문대학 영역 침범, 전문대학에 대한 사회적 편견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전문대학 발전을 위한 구원의 손길도 분명 있다. 그런 분위기에 정부는 적극 힘을 보태고 대학과 기업은 굳건한 산학의 힘을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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