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소비 한눈에 'BEMS' 도입 고려대 연간 7억원 비용 줄여

▲ 고려대는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를 도입한 뒤 3.6%의 전력소비량을 감축해 6억 7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고려대 그린캠퍼스 전담부서인 에너지·안전팀 종합상황실에 설치된 'BEMS'모니터. (사진=이재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겨울철을 맞아 늘어난 전력소비를 우려하는 지적이 많다. 대학 역시 전력소비가 많은 기관 중 하나다. 지난 2012년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서울대는 2012년 15만 2664MWh(megawatt-hour)를 써 서울시내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기관에 꼽혔다. 

당시 조사에서 서울 소재 54개 대학 중 21개 대학이 에너지 다소비건물에 포함됐다. 이는 호텔이나 백화점 등 타 업종에 비해서도 두드러진 수치다. 서울대(37.5 Kgoe/㎡), 연세대(37.0 Kgoe/㎡)의 단위면적당 에너지소비는 가장 낮은 수준인 홍익대(19.8 Kgoe/㎡)의 2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조사되어 에너지이용 효율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은 여름에 비해 전력소비가 많은 계절이다. 추워진 날씨 탓에 산업용과 농업용 전력소비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지난 3년 동안 겨울철 전기수요가 여름을 넘었다. 특히 지난 2년간 겨울철 피크타임의 전력수요는 무려 340만kw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력소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09년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와 경기도 그린캠퍼스협의회가 출범했고 지난해에는 서울그린캠퍼스협의회가 출범했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관리공단 등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는 이들 단체는 각 대학의 전력소비 절감과 친환경에너지 개발, 녹색성장을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 소내 34개 대학이 회원교로 참여하고 있는 서울그린캠퍼스협의회는 오는 12월 1일 서울시 본청 대회의실에서 ‘기후변화시대의 시민과 대학의 역할’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포럼은 윤순진 서울대 교수와 구자건 연세대 교수 등 6명의 주제발표에 이어 김익수 환경일보 대표와 신동만 한국방송 PD 안중기 환경부 사무관 등 11명이 주제토론을 한다. 전체 포럼의 좌장은 전영승 상지대 회계학과 교수가 맡았다.

고려대는 전력소비를 효율적으로 절감하고 있는 대학 중 하나다. 지난 2011년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BEMS)을 도입한 고려대는 2012년 서울시의 에너지 소비조사에서도 전력소비를 3.6%(2394Mwh)를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연간 약 6억 9000만원의 에너지비용을 줄였다.

전담부서인 에너지·안전팀을 신설한 고려대는 2012년 56개 건물의 조명 3500개를 LED 조명으로 교체해 약 60%의 전력소비 절감효과를 냈고, 주차장과 화장실 등 조명등을 자동센서등으로 교체했다. 백완종 에너지·안전팀 과장은 “BEMS를 통해 각 건물의 전력소비량을 한눈에 모니터하고 소비율이 높은 건물의 전력소비를 제한하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이 같은 성과들을 바탕으로 지난해는 서울시 에너지실천공모사업에 선정됐다. 5000만원을 지원받은 고려대는 대학축제 중 그린바자회와 영화제를 비롯해 그린미술제와 그린음악제 등을 개최했다. 이밖에도 여름과 겨울방학 동안 6명의 에너지지킴이 홍보대사를 선발해 지역 초중고등학교 특강을 진행하거나 에너지절감캠페인을 열었다. 지난 9월 약 6개월 간의 연구를 통해 전력소비 절감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서울그린캠퍼스협의회는 지난해 11월과 12월 34개 회원교에 타이머 콘센트 설치를 장려하고 양변기 비, 화장실 방열기, 냉온정수기 등을 설치토록 유도해 2개월간 전력소비량 22만kwh를 절감했다. 또 대학의 폐기물 처리방식 개선을 위해 설문조사와 실무자 토론회 등을 개최해 19개 회원교가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처리방식을 개선하는 데 합의했다.

이처럼 대학들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전력소비 절감 대책은 미비한 수준이다. 특히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교육부 등으로 나눠진 정부의 지원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협의체가 지역별로 존재하는 것 역시 예산의 효율적인 사용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백완종 과장은 “전력소비 절감과 녹색성장을 위해 일원화된 정부지원과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