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대담]김필구 경기과학기술대학 총장 “명문 전문대학 이제 등장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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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체 연계 교육으로 진정한 월드클래스 가능해”

“정부가 설립해 운영 ...  산·학 일체형 교육 롤모델 되기 위해 고민” 

[한국대학신문 양지원 기자] "학과목을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학, 그 학과목은 전부 산학 소통이 가능한 형태여야 하며 그럼으로써 우수한 학생들이 그 대학을 지원하는 현상이 그대로 선순환이 돼야 바로 명문대학이다.”

김필구 경기과학기술대학 총장은 명문대학의 조건을 이렇게 세 가지로 꼽았다. 그는 "현재 명문 전문대학은 없다"고 말했다. 여기엔 "이제 전문대학도 명문대가 등장할 때가 됐다"는 소신이 녹아있다. 

 

그는 “지금은 4년제에만 명문대학의 개념이 있지만, 명문 전문대학의 주춧돌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출발선에 선 총장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총장이 수장으로 있는 이 대학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설립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품안전정책국장 경력을 가진 그에게 대학의 한계와 발전 가능성은 대학인들과는 또다른 관점에서 해석됐을 수도 있다. 그는 “수업연한 다양화 시스템이 매우 탄력적”이라면서 “4년제 대학 출신은 사회적 간판 때문에 경쟁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사회에 나가보면 전문대가 이들을 이길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식경제부 단장, 산업통상자원부 국장 등 여러 공직을 거친 경험상 전문대학의 현실이 어떻게 와닿던가
“현장에 대해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앙 부처도 국회, 법 이런 큰 그림으로는 알고 있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어려운 점이 많다. 수업, 교육, 커리큘럼 규정으로 이해하기만 하지 실제 교수 등 구성원들의 애로사항은 모르기 때문에 현장 이해가 어렵다. 학교가 나아갈 방향은 나름대로 정해놓고 있는데 어떠한 페이스로 가야할지에 대해선 현장과의 접목이 필요하다.”

-공직은 계급 시스템이 분명하지만 대학은 그렇지가 않을텐데.
“정부는 인사권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생각만큼 상명하복(上命下服)은 아니다. 물론 대학은 구성원 간 자율성이 훨씬 강하긴 하다. 그래도 결국은 소통이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건 없지 않나."

-현재 정부의 전문대학 육성정책에 대한 의견은.
“전문대학은 기초학문이나 이론보다 전문적인 실용지식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산·학연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대학은 산업 단지 내에 있는 전문대학으로, 산·학 일체형 교육의 롤모델이 돼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정부가 요구하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직무수행능력체득 교육에 중점을 두고 기업체가 요구하는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교직원 전체가 합심해 구체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 정부의 전문대학 정책에 대해서는 고등직업교육을 활성화시키고 전문대학의 역할을 키우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NCS 제도가 정착될 경우, 산·학 협력에 강한 우리 대학의 성과가 더욱 빛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Ⅰ유형 단일분야 특성화 대학에 선정됐다. 구체적 추진전략이 궁금하다.
“우리 대학은 ‘산업 단지 내 스마트 기기·기계 산업 창의 인재 육성’이라는 사업명으로 NCS 및 현장중심교육과정 개발을 통해 특성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성화는 ‘기계 산업에 오리엔티드(Oriented)된’ 분야를 집중 공략할 계획인데 이는 인근 스마트 허브 내 50%가 기계 산업임을 감안한 것이다. 또한 학과 간 유기적인 특성화도 추구한다. 이를테면 전자통신과도 기계 산업에 가까운 쪽으로 운영하는 식이다.”

-WCC(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로서 향후 목표를 알려 달라.
“2012년에 WCC에 선정됐다. 전문대학 관계자가 아니면 이 타이틀이 뭐가 그리 중요할까  싶겠지만 전문대학가에선 그 의미를 다 안다. 국내 전문대학들의 기초학문 수준은 미국, 유럽 등에 뒤처지지만 산업과 관련해선 이탈리아, 영국 등의 제조업 수준과 비슷하다. 바꿔말하면 이런 분야의 인력들은 충분히 월드클래스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현재 실용교육, 산업체와 연관한 교육 수준에 대해선 아직 확답은 못하겠지만 시스템 개선을 통해 명실상부한 월드클래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정부사업에서 전문대학 지원액이 늘었으나 4년제 대학과의 격차는 여전하다.
“이런 점이 답답하다. 국내 고교 졸업생 40%가 전문대학에 입학하는데,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남들이 잘 안하려고 하는 분야로 들어가 아주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다. 4년제 출신들은 인력대체가 가능한 일을 하는데 반해 이런 분야는 그렇지 못하다. 그런데 정부에서 차별을 왜 하는 것인가. 쉽게 말해 4년제 대학들의 목소리가 크고, 정책 결정자들이 거의 4년제 출신이기 때문이다. 고쳐나가야 한다.”

 

-운영에 있어 산업통상자원부의 도움을 받는 부분이 있나.
“설립만 했고 지원 금액은 따로 없다. 재단으로부터 일부 지원받는 부분이 있지만 금액이 크지 않다. 정부가 설립을 했기 때문에 운영 커리큘럼이 투명하고 공개적이다. 정부가 교육 관계, 법 전입금 규정을 강화하고 있지 않나. 내년엔 지원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얼마나 좋은 운영 체계를 만드느냐는 산·학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올해 교육부 발표 취업률이 경기과학기술대학의 경우 68.2%로 나타났다.
“사실 실망스럽다. 산업체 인사들을 만나보면 인력에 대한 아쉬움들이 커 보인다. 시급히 개선해야 할 수치다. 85%는 돼야 하지 않나. 10% 정도는 다른 길을 찾아보겠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비율은 용인할 수 있다. 나머지 5%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취업을 못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는 거다.”

-교육부에 전문대학 담당 ‘국’이 없는데. 
“당황스럽다. 정부 정책 내에서 전혀 배려가 없다고 느껴진다. 이는 역사성에 바탕을 둔 것이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도 아니고, 또 전문대학 일이 적은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국민들은 입시에 관심이 많은 것이고 교육부가 결원이 있는 것도 아닐 텐데, 교육부나 정부 조직에 대해 이런 부분은 참 아쉽다.”

-교육부나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등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고등직업교육의 위상을 지금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 최우선과제라고 본다. 고등교육법 중에는 직업교육촉진법 등 여러 가지 법안이 있지만 전문대학 교육에 일관된 성격을 지닌 명확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특히 고등직업교육의 상징이 전문대학이기 때문에 더욱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다소 허약해진 고등직업교육 시스템을 전문대학의 보강을 통해 강화해야 한다. 또한 산업대학의 공백을 전문대학이 채워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법을 개정해 산업대학과 전문대학을 통합하고 독일식 산업인재 양성 전략으로 가는 것이 산업인력 백년대계를 보는 차원에서 절실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향후 대학 운영 계획은.
“우선 200 여명의 교직원들이 확실하게 산·학 협력의 심화라는 게 무엇인지 공감하고 여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도록 동의를 얻는 게 목표다. 두 번째로, 학교 교육에서 공학의 기초교육을 폭넓게 하는 토대를 만들겠다. 학생들이 재학 중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발견하고 그에 맞는 교과과정을 더 많이 이수해 해당 기업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즉 산·학 일체형 교육에 대학의 역량을 결집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기초 교육을 제대로 하고 바로 현장에 투입돼도 손색이 없는 전문 인재들을 배출해 내고 싶다.”

<대담=박성태 발행인 /정리=양지원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

■김필구 총장은…
성균관대 법학과, 미국 미주리컬럼비아대학 경제학과를 졸업 후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해 상공부, 산업자원부, 산업통상자원부를 거쳤다. 2008년 지식경제부 무역정책과장, 대구시 신기술산업본부장으로 활동했으며 2010년에는 지식경제부 지역특화발전특구기획단장, 기술표준원 제품안전정책국장을 지냈다. 지난 2월부터 경기과학기술대학 총장을 맡아 학교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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