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5일 중앙대 학생회관 2층 취업정보과 앞 벽면. 중소기업, 벤처기업, 대기업 등으로부 터 온 채용요청서 1백여장이 빽빽이 붙어 있었다. 대학가를 강타하고 있는 '취업대란'과는 거리가 먼 모습.

그러나 전기, 전자, 기계 등 공대가 모집학과의 7할을, 상경계열학과가 자투리를 차지하고 있는 '빈익빈 부익부'의 형태다. 인문계열의 수난시대인 셈이다.

하지만 쪽수(?) 때문에 취업난이라는 홍역을 앓고 있지만 평화스러워 보이는 곳이 자연계 열에도 있다. 다름아닌 기초과학계열학과.

대부분의 국내 대학은 기초과학분야를 자연과학대학 혹은 이과대학으로 묶는 체계다. 수 학, 물리, 화학, 생물학과로 주로 구성된다.

"자연과학대학 전체가 어렵지만 특히 여대생들이 더 힘듭니다" 중앙대 학생처 취업정보과 이창주씨의 말이다.

그래도 인문계열보다는 훨씬(?) 낫다고 한다. 남자들의 경우 비슷한 분야인 전자, 반도체 회사로 취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과대 여학생들의 처지는 인문계열 여학생 못지 않게 암담하다. 또 생물이나 화 학과는 여대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이상이다. "기업이 모집인원책정을 하지 않는 한 대 안이 없습니다" 숭실대 학생처 장학, 취업과의 유진호씨 이야기는 자못 한탄조다.

문제는 또 있다. 취업과 관련된 학생들의 모임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위기감이 한껏 고조된 인문계열은 대부분의 학과가 취업대표자를 통해 정보와 입사 원서를 원활하게 배분하지만 이과대학은 이조차도 꾸려져 있지 않은 곳이 많다. 현실적으로이과대 여대생들은 정보욕구를 풀 방법이 전혀 없다.

대기업들의 원서접수는 거의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요즘 대학 취업준비실은 파장분위기 다.

하지만 하루 30장 정도 들어오는 채용모집의 셋 중 둘이 공대생을 원한다는 중앙대학교, 전산관련학과 출신은 전원 취직이 된다는 숭실대학교도 비슷한 능력을 가진 여자 이공대생들을 원하는 채용모집서는 보기 드물다.

중앙대 김병호군(물리4)의 "결혼이야기를 하는 여자동기가 부쩍 많아지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는 말속에 이공계열 여대생취업현황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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