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청년플랜2.0, 민달팽이 유니온 공동주최 토론회 개최

[한국대학신문 차현아 기자] 청년 빈곤인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청년주거문제를 공동체적 시각에서의 사회주택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 민달팽이 청년들의 공동체로 살아남기’ 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장하나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 주관으로 열렸다. 대학생과 청년층의 주거빈곤 현실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주택이 제시됐다. 또한 협동조합 형태로 주거마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청년 단체들의 각종 사례발표도 이어졌다.

청년들의 주거 현실이 심각하다는 데에는 참석자들이 공감을 표했다. 실제로 지난 해 민달팽이 유니온이 발표한 ‘청년 주거 빈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전국 20~34세 청년 중 지하, 옥탑방, 고시원이나 화장실, 부엌 등이 없는 최저 주거기준 미달 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은 14.7%(138만명)에 달한다. 서울의 주거 빈곤율은 더욱 심각하다. 서울 청년 3명 중 1명(36.3%)이 주거 빈곤층으로 조사됐다. 이는 서울 전체 주거빈곤율(20%)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은 청년 주거 정책의 현황과 문제점을 공공임대주택 공급량 분석을 통해 발표했다.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겠다는 역대 모든 정부에서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박근혜정부 출범 당시에도 연간 13~4만호를 공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실제 공공임대주택 공급량 자체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건설계획 승인 자체도 2008년에 비해 지난해 기준 4분의 1로 크게 줄었다. 최 연구위원은 “지금 정부는 사실상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약속 시행 의지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청년들은 주거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의 강세진 연구원은 정부의 공공주거정책 수요계층을 세 갈래로 나눠 설명했다. 경제활동제약계층과 청년계층, 장기무주택계층이 이에 해당한다. 경제활동제약계층은 장애인과 고령자 등의 주거약자나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수급권자를 이른다. 이들은 주거비를 보조받아 공공주택의 입주자격을 얻는다. 장기무주택계층역시 정부의 주거정책의 수혜대상이 된다. 공공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주거비를 융자받아 공공주택 입주자격을 얻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청년은 애매하게 복지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것이 강 연구원의 설명이다. 강 연구원은 “신혼부부 등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는 경우 정책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청년이나 대학생들에게는 공급이 안 되고 있다. 사실상 이들은 스스로 주거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2부 행사에서는 ‘오늘공작소’와 청년주거협동조합 ‘모두들’의 발표를 통해 청년들이 사회주택의 형태로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실제 사례를 논의했다. 이들은 지역 내 공간을 빌려 청년들 스스로 살 집을 마련한다. 또 저렴한 비용으로 주거공간을 필요로 하는 다른 청년들과 공유한다.

오늘공작소의 경우 마포구 망원동 일대의 ‘부흥주택’을 임대하고 리모델링을 통해 주거공간을 마련했다. 부흥주택은 50년대 서울시에서 마련한 공공주택으로 현재 남아있는 입주민도 거의 없는 상태다. 버려진 집을 청년들이 재생하는 과정에서 지역공동체도 함께 재생시킨다는 장점도 가진다.

신지예 오늘공작소 대표는 “청년들은 주거 문제를 풀기위해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이미 차고 넘칠 정도로 한국에 집은 많다. 다만 빈 집과 청년이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지역 공동체와 청년공동체 등 커뮤니티의 부활을 통해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발표했다.

청년단체들의 공공주택 마련이라는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정책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권지웅 민달팽이 유니온 위원장은 “이들이 나선 이유는 이제 정부 혼자 청년 주거문제를 풀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들 단체들이 가진 자본금은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이들 단체의 역량을 키워주는 수준에서 정부가 이들과 손잡고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사를 주관한 장하나 의원은 “가난하기 때문에 창문도 없고 씻기도 불편한 방에서 사는 게 많은 청년들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국회의원으로서 노력하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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