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국정과제 ‘능력중심사회 만들기’ 성공하려면
[시론]국정과제 ‘능력중심사회 만들기’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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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주(본지 논설위원/동양미래대학 교수)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시험) 출제 오류’ 논란이 일면서 현행 수능시험제도에 대한 문제점이 이슈화 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수능시험 성적 순서에 따라 대학을 선택하게 되고 대학의 선택은 곧 인생의 성패를 결정짓는다는 국민들의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우리나라 교육의 우수성을 극찬하는 견해도 있다. 아마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거둔 한국 학생들의 우수한 성적과 우리 국민들의 높은 교육열에 대한 평가인 것 같다. 이와 같은 긍정적인 평가의 이면에는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 대학입시위주의 교육, 공교육 붕괴, 저출산 위기 봉착, 고학력 청년실업자 증가, 청소년 자살률 세계 1위, 노인 빈곤율 세계 1위 등' 국가 위기차원의 심각한 문제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우리 사회에 뿌리깊이 박혀있는 '학위·학벌중심사회의 산물'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박근혜정부에서는 국정과제로 ‘능력중심사회 만들기’를 선정했다. 그 주요 실천방안으로 ‘전문대학을 고등직업교육의 중심기관으로 육성, 국가역량체계(NQF) 구축 및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교육과정 운영’ 등을 제시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전문대학의 수업연한 다양화를 위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은 1년이 넘도록 국회에 계류 중이다. 또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국고지원금의 집행에 대한 지나친 규제 이를테면 관련 교재개발비 집행 금지와 같은 규제로 말미암아 일선 대학에서는 곤혹스러움을 피할 길이 없다. 일관성 있는 직업교육정책 추진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직업교육 선진국인 핀란드에서는 직업고등학교 졸업장이 자격증으로 통한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우리나라처럼 임금 격차가 심하지 않다. 하위 1%에 초점을 맞춘 ‘낙오자를 줄이는 교육철학’이 뚜렷한 교육체제다. 직업고등학교와 일반고등학교로 진학하는 비중이 55대 45 정도다. 일반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대학에 갈 수 있는 문이 열려 있다. 또한 직업고등학교 학생의 경우는 기술전문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 사장들이 대부분 직업고등학교 출신이다. 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교육체제다.

우리나라는 마이스터고를 포함해 특성화고보다는 일반고교를 선호하고 전문대학보다는 일반 4년제대학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 전형적인 학위·학벌중심사회의 진학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진학 구조는 고학력자를 과도하게 배출하면서도 이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성장잠재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체제와 진학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다.

국가 위기관리 차원의 교육체제 개혁과 국민의식 개혁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고와 일반 4년제 대학의 진로를 선택하든 특성화고와 전문대학의 진로를 선택하든 미래의 꿈과 희망, 비전이 동등해야 한다. 지금처럼 직업교육 경로를 선택하면 낙오자로 인식되는 사회구조가 유지되는 한 직업교육은 외면당할 수밖에 없고 능력중심사회 실현은 불가능하다.

직업교육경로를 선택하면 전문학사학위과정을 마친 후 직업교육분야로의 계속교육 경로가 차단되고 전문학사학위 소지자들의 소득수준은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사회구조에서 누가 직업교육 경로를 선택하겠는가.

개천에서는 용이 날 수 없는 사회, 가난을 대물림하는 사회, 중·고교 성적이 평생을 좌우하는 사회, 희망의 사다리가 없어 패자부활의 기회가 없는 사회, 이러한 사회구조에서는 소질과 적성에 관계없이 무작정 일반고와 일반 4년제 대학을 선호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는 학위·학벌중심사회의 고착화로 국가위기를 심화시키게 된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꿈과 희망, 비전을 제시하는 직업교육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함으로써 능력중심사회를 실현하여 오늘의 국가적 위기를 극복할 것을 기대해 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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