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A대 휴학생 S군은 요즘 잠 못 자고 뒤척이는 밤이 많다. 한밤에도 +25∼6도를 오르내리는 여름밤의 열기 때문만은 아니다. 곧 다가올 2학기 등록금이 걱정이 가장 큰 이유이다.

지난 7월까지만해도 그는 큰 걱정이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등록금이 마련해 놓은 상태 였기 때문. 하지만 당시 1천포인트를 넘나들던 주식시장이 화근이었다. 친구의 말에 솔깃해 국민은행, LG정보통신, 동양화학에 '덩달아'투자를 했다. 그 후 주가는 곤두박질 쳤고 여전 히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며 등록일은 다가오고 있어 그는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대학가의 주식투자 열기는 대학생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교직원들의 열병도 이에 못지 않다. 서울 B대 대학본부에서는 주식시장 후장 마감시간인 오후 3시에서 3시30분 경에는 결재서류를 올리지 않는 것이 불문율처럼 되어 있다. 마감시간에 쫓겨 투자종목 선택에 열중 하는 이 시간대에 결재를 받으려고 했다간 괜히 상사의 비위를 거스를 수 있다는 것. 심지어 교직원들 중에는 1주일 가까운 휴가를 PC방에서 보낸 사람도 있다고.

각 대학 도서관이나 학생회관에 위치한 '사이버카페'나 '터미널 PC실'도 연일 만원이다. 인터넷이나 통신을 통해 자료를 찾는 대학생들보다는 사이버 매매나 모의투자에 열중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많은 것은 어느 대학에서나 공통된 풍경이다. 서울대 '마이더스', 인하대 '블루 칩', 전북대 'GM' 등 10여개에 이르는 모의투자클럽도 대학가의 이런 주식투자열풍에 일조 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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