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경쟁률 상승 "선발인원 증가로 인한 기대심리와 물수능의 영향"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모집인원 증가와 물수능의 영향으로 23일까지 원서를 마감한 의학계열 경쟁률이 크게 상승했다. 자연계열 최상위권의 격전지인 의대입시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두자릿 수 경쟁률도 나타났다. 의대입시는 24일 가톨릭관동대 의대와 서남대 의대 등을 끝으로 모두 마무리 된다.

각 대학의 경쟁률을 살펴보면, 단국대 의대는 40명 모집에 지원자 805명이 몰려 20.13대 1이라는 초유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이화여대 의대 인문계열 모집단위는 6명 모집에 58명이 지원, 9.67대 1을 기록했다. 인하대 의대에도 많은 학생이 몰려 7.3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 주요 의대들도 모두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가장 이른 22일 원서를 마감한 서울대 의대는 30명 모집에 120명이 지원해 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대 전체 정시경쟁률이 최근 3년 이래 가장 낮은 경쟁률을 나타낸 가운데 의대가 선전한 것이다.

연세대 의대는 23명 모집에 116명이 몰려 5.04대 1을, 고려대 의대는 15명 모집에 85명이 지원해 5.67대 1을, 성균관대 의대는 12명에 66명이 지원해 5.5대 1을 각각 기록했다.

탄탄한 인프라를 가진 의대로 이번에 학부모집을 재개하면서 주목을 받은 가톨릭대 의대는 30명을 모집해 151명이 접수해 경쟁률 5.03대 1을 나타냈으며, △경희대 의대 4.15대 1 △중앙대 의대 5.11대 1 △한양대 의대 4.3대 1로 마감됐다.

앞서 올해는 의학계열에 진학하기에 가장 좋은 기회로 주목받아 왔다. 의대·치대·한의대(이하 의치한) 학부정원이 1000명이상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역인재 전형의 실시도 지방의 수재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로 다가왔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의학전문대학원이 학부 전환으로 인해 올해는 의학계열 선발 인원이 예년보다 크게 증가한데다, 쉬운 수능으로 인해 수능 고득점자가 다수 발생함에 따라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의 기대 심리가 커지면서 전년도에 비해 의학계열 경쟁률이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15 의치한 모집인원 증가 폭은 △의대 782명 △치대 240명 △한의대 25명으로 모두 1047명(41.6%)에 달한다. 의치한 정원은 각각 △의대 36개교 2320명 △치대 10개교 517명 △한의대 12개교 725명으로 모두 3562명이다. 지난해엔 △의대 25개교 1538명, △치대 5개교 277명, △한의대 11개교 700명으로 총 2515명 수준이었다.

의대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는 수능이다. 정시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수시에서도 대부분의 의대는 매우 높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한다. 물론 서울대 의대와 한양대 의대 등은 수시 일반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폐지했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여러 대학 의대에 중복 지원하는 만큼 누적석차 상위 1% 이내의 수능성적은 필수조건이다.

정시에서 의대들이 수능을 활용하는 방법은 각각 다르다. 백분위냐, 표준점수냐, 백분위와 표준점수를 모두 사용하느냐도 중요하다. 수도권 의대와 일부 지방 인기 의대는 주로 표준점수를 활용하고 하위권 의대들이 백분위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는 정원 증가로 의대 합격선이 다소 낮아질 전망이자만, 워낙 높은 탓에 여전히 의대 진학은 '좁은 문'이다. 이투스청솔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대 의대 정시 합격선은 2차 추가합격자를 기준으로 상위누적 0.06%로 나타났으며, 연세대 의대가 0.05%, 성균관대 의대가 0.06% 수준이었다. 2014학년도 전국 25개 의과대학의 정시 합격선은 자연계열 기준으로 상위누적 최고 0.05%에서 최저 2.2% 정도인 것으로 분석됐다.

면접도 의대 당락에 중요한 요소로 최근 떠오르고 있다. 서울대 의대는 수능만 잘 본다고 합격이 보장되지 않는다. 타 대학과 달리 서울대 의대는 인·적성면접 결과를 결격 여부 판단의 기준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면접시간은 총 40분에 달하며, 학생들은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고 이에대한 대처능력을 살펴보는 3개의 방과 제출서류의 내용을 토대로 면접을 진행하는 1개의 방을 모두 거쳐야 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