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古稀)를 앞둔 전직교수가 주경야독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만학의 꿈을 이뤄 화제다.

주인공은 전 천안공업대 교수 전용윤씨(66). 전씨는 지난 25일 성균관대 명륜당에서 열린 후기졸업식에서 '대학국어의 문학교육 방책'이라는 논문으로 63명의 박사학위 수여자를 대표해 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씨는 지난 52년 성균관대 국문학과에 입학, 57년 졸업한 뒤 교사생활을 거쳐 78년부터 천 안공업대에서 교수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교사 생활 중에서도 학문에 대한 갈증을 계속 느껴 지난 81년 청주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하지만 집안 사정이 그의 박사과정을 진학을 막았다. 슬하의 5남 모두를 대학까지 보내면서 경제적인 여유를 가지기 어려웠던 것이 가장 큰 이유. 전씨는 그동안 미뤘던 박사과정 진학을 자녀들이 모두 대학을 졸업한 지난 96년, 정년퇴임을 2년 앞두고 모교인 성균관대 국문 학과를 선택해 입학했다.

전씨는 "자식 뻘인 학생들과 함께 밤을 새우며 리포트를 작성하고 스터디를 하는 것이 어려 웠다"고 밝혔다. 또 우연찮게 대학 동기인 국어국문과 윤병로 교수를 지도교수로 모셔야 했던 것도 전씨에게는 엄청난 부담이었다. 윤 교수는 "젊은 친구들과 아주 잘 어울렸고, 아주성실했다"고 전씨를 평가했다.

25일 후기졸업식에 참석한 전씨의 셋째 아들 양수씨도 "방학 때에도 다음 학기 강의에 대해 고민할 정도로 타고난 교육자"라며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배움의 길을 멈추지 않은 아버 지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퇴임한 전씨는 현재 자신이 몸담았던 천안공업대 국어국문학과에 시간강사로 출강중이다. 그는 "부끄럽고 민망한 일이지만 가족들에게는 고맙다"며 "박사과정에서 배운 새로운 지식을 남은 여생동안 제자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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