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대학은 대학원 위주 연구중심대학으로 구조개혁…고등교육 발전 10개년 계획 제안할 것"

▲ 취임사를 하고 있는 부구욱 신임회장.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지금은 우리나라 국립대와 유명사립대 20여개를 세계 200위권 내에 들어가는 세계적 명문대학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 국립대와 유명 사립대 대학원 정원이 늘고 학부정원 조정이 이뤄지면, 중소형 대학들에 대한 정원축소 압력이 완화된다.”

16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제21대 회장으로 취임한 부구욱 신임 회장(영산대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가산동 대교협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대학구조개혁 방향에 대해 이같이 제시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최근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마련된 정부의 대학구조개혁은 모든 국내 대학이 위기의식 속에 국제경쟁력을 높이면서 각각의 자율성과 특성을 북돋워주는 국익의 관점에서 실시해야 한다”며 "대형 연구중심대학은 대학원 위주로 구조조정하고 세계적 대학 수준으로 교수 대 학생 비율을 낮춰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 회장은 또 “수도권대학과 지역대학,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 등 처한 상황이 다른 대학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고등교육 발전 10개년 계획’을 수립해 비전을 제시하겠다”며 “10년간 세계 200위권 대학 20여개교가 육성되면 우수 유학생 유치 흐름이 형성되고, 대학들의 국제경쟁력 향상을 통해 교육부문 수지 적자규모가 10년 이내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존과 발전을 위한 몸부림 속에서 혹여 대학의 본질과 가치가 잊혀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진리탐구에 관한 대학 본연의 책무를 되새기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며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른 수능오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수능은 창조경제가 가능하도록 교육기반 구축을 위한 전반의 개혁을 필요로 한다는 맥락에서 재고돼야 한다“며 ”교육계 원로들의 조언을 듣고 교육부와 협력해 국가적 과제에 중지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부 회장은 “세계 각국 대학총장 포럼을 활성화해 대학들의 세계화 수준과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정부의 대외교류 협력 정책에서 민간 차원에서 기여하겠다”며 해외대학 총장들과의 교류 강화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취임식에 축사를 맡은 김신호 교육부 차관은 “구조개혁 정책을 강력 추진해 개별 대학들의 어려움 있을 줄로 안다”며 “교육부 차관으로서 내용과 진행과정에서 반영할 수 없는 점은 완화시키고, 어쩔 수 없이 요청드리는 부분은 협력해주셨으면 한다. 대교협을 고등교육 정책 파트너로 생각하고 항상 협력과 협의, 소통과 공감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국회를 대표해 참석한 이석현 국회 부의장(새정치민주연합)은 “여야를 막론하고 대학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각 대학의 자율성과 특성을 반드시 살리겠다”고 말했다. 조완규 전 교육부 장관은 부구욱 총장에게 “대학에 여러 가지 얽혀있는 어려운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가주기를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약 10개월만에 회장직에서 물러난 김준영 전 성균관대 총장은 이임사를 통해 우리 대학의 자율성과 고등교육 재정 지원 확대를 당부했다. 그는 부구욱 회장으로부터 감사패를 수여 받았다.

부구욱 대교협 신임 회장은 1952년생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법학석사, 2001년 한양대에서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9년 사시에 합격해 1981년 부산지방법원 판사로 시작해서 2001년 서울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20년간 법조계에 몸담았으며, 2001년부터 영산대 총장을 맡고 있다.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자문위원, 부산국제영화제 후원회장, 대교협 대학윤리위원회 위원장, 한국조정학회 회장,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 대교협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부구욱 회장의 임기는 내년 4월 7일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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