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학생들 '우정원의 현실' 토로해

[한국대학신문 신나리 기자 ]  신촌 지역의 원룸보다 기숙사비가 비싸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연세대의 신촌 기숙사 ‘우정원’에 대해 현재 우정원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모여 얘기하는 ‘오픈 테이블’이 열렸다. 학생들은 우정원 기숙사비의 책정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식당, 매점 등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불편함도 토로했다.

연세대 총학생회와 청년 주거 협동조합인 민달팽이 유니온은 14일 우정원에서 ‘오픈 테이블’을 열고 현재 우정원을 사용하고 있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우정원은 지난해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이 연세대에 100억 원 상당의 건축비를 투입해 기증한 기숙사다. 연세대는 지난해 10월부터 우정원에 학생들을 수용하고 있다.

우정원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우정원의 기숙사비가 뚜렷한 근거 없이 책정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기숙사비가 신촌 주변 원룸시세보다 비싼데도 그 이유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2015년 1학기 우정원 기숙사비를 1실당 월 69만 원에 달한다. 연세대 총학생회와 민달팽이 유니온은 우정원의 1실(전용 22.44㎡)당 월 기숙사비는 2인실이 70만 4200원, 3인실 67만 4400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연세대 근처 원룸에 비해도 상당한 가격이다. 송준석 연세대 총학생 회장은 “정문 주변 원룸이 1실당 약 56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우정원의 기숙사비는 상당히 비싼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우정원의 책정 비용을 두고 학생들의 반발이 있지만, 연세대는 기숙사비의 책정 근거를 밝히지 않고 있다. 우정원에 거주하며 이과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박 모 씨는 “우정원은 100억 원을 기부받아 지은 기숙사이지만 학생들이 내야 하는 비용은 엄청나다. 가격이 비싼 만큼 책정 근거가 중요하고 투명하게 처리되어야 하는데 학교는 이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본부에 기숙사 비용의 책정근거를 요구했지만 학교는 묵묵부답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연세대 학생들은 대학본부에 우정원 기숙사비에 대한 요구를 전달한 바 있다. 송준석 학생회장은 “지난 5일 비서실장님을 통해 우정원 기숙사비에 대한 요구를 전달했다”라며 “학생들은 기부금을 100억 원 받고도 지은 기숙사가 왜 바로 옆 무악학사보다 10만 원이 더 비싸야 하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전했다.

우정원의 환경과 부대시설이 열악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생활과학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이 모 씨는 “우정원의 문제는 우정원을 둘러싼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도 있다. 식당, 매점 등의 편의시설이 부족하다. 후에 입점 계획도 없다고 하니 학생들은 자판기나 배달음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3인실에서 특정 위치에 있는 방들은 채광되지 않아서 반지하나 다름없다. 우정원은 연세대 북문을 지나 산 중턱에 위치해 있다. 인적이 한산한 곳에 있음에도 학생을 배려한 편의시설이나, 출입구의 경비원 등 지원이 없다”라며 우정원의 열악한 현실에 대해 말했다.

한편, 이 자리에 참석한 민달팽이 유니온은 ‘기숙사 원정대’를 꾸려 대학의 기숙사 비용에 대한 연구조사를 시작했다. 권지웅 민달팽이 유니온 위원장은 “우정원을 시작으로 다른 대학의 사례를 취합하고 있다. 민자 기숙사가 아님에도 학생들이 민자 기숙사에 달하는 비용을 내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며 “본격적으로 기숙사비에 관한 실태조사를 해서 대학 기숙사의 적정 비용을 책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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