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터 취업까지 보장된 글로벌 프로그램으로 신뢰 구축

[한국대학신문 기획취재팀 신아랑 기자] 연말이 되면 뉴스에는 ‘인사발령’ 기사가 자주 오르내린다. 국제교류처의 경우 보통 2년의 임기가 지나면 수장이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기정 한양대 국제교류처장은 벌써 19년 째 국제협력처장이란 중책을 맡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대학의 글로벌 역사’와 함께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처장을 통해 한양대만의 차별화된 글로벌 시스템, 더 나아가 국내 대학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었다.

매력적인 인턴십, 기업-학생 모두 만족해야

지난해 전 세계 300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영국의 글로벌 대학 평가 QS(Qucquarelli Symonds) 발표에 따르면, 한국에서 ‘외국인 학생 비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곳이 한양대다. 매년 5500여명의 해외 학생들이 한양대를 찾는다. 이 처장은 외국인 학생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한양대의 다양한 인턴십 프로그램이 한 몫 한 결과라고 자평한다.

대표적인 예가 ‘페어 인턴십‘ 프로그램이다. 국내 재학생과 유학생 등 2명이 한 조를 이뤄 인턴에 참여하는 형식이다. 한국어에 서툰 외국인 학생에게 국내 재학생은 자연스레 언어적 장벽과 문화적 차이를 해결해 주는 ’도우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외국인 학생들의 국내 적응 문제 등 부담이 줄게 된다. 학교 또한 인턴에 참여하는 학생 수가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지역전문가양성 일환으로 매년 50여명의 학생이 아프리카, 중동 등으로 인턴십이 연결되는 코트라 인턴십, 현지에 있는 대사관에서 일할 수 있는 대사관 인턴십, 중국에 관심 있는 학생을 상해 지역에 위치한 우리나라 기업체에 보내는 한양 상해 센터 등도 타 대학과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이다. 이외에도 대학원생과 같이 실험할 수 있는 연구실 인턴십과 중소기업 인턴십, 대기업 인턴십 등 학생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신뢰는 곧 좋은 학생 유치로

한양대 국제협력처는 이를 바탕으로 해외의 수많은 기관과 자매 결연이나 협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20년 가까이 국제처 수장을 이어오면서 쌓아온 이 처장의 ‘신뢰’는 외국인 학생들에겐 일종의 '희망'이었다. 실제 한양대의 초기 외국인 학생은 50명도 채 안될 정도로 초라한 규모였다. 하지만 지금은 매년 5500여명으로 당시보다 10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 싱가폴, 홍콩에서 1300여명의 학생이 썸머스쿨 프로그램 등을 통해 다녀가기도 했다.

한양대 국제처의 특수성은 외국인 학생 선발 과정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한국어능력시험이 5급 이상이거나 고교 졸업성적이 우수해야만 지원 가능하다. 또 한양대만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수학능력시험도 치러야 한다. 면접고사까지 종합 평가해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외국인 학생 지원율이 높은 이유는 취업이라는 특별한 '보상'이 있기 때문이다.

이 처장은 “외국인 유학생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원스톱서비스를 통해 졸업 후에도 취업을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왔다”며 “취업과 커리어까지 책임져야만 해당 국가의 유학생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교 100주년 맞춰 세계 100위권 입성”

각 대학마다 ‘국제화’, ‘글로벌 대학’을 내세운 지는 이미 오래다.  이 처장은 “국제화가 양적 팽창에서 벗어나 질적 발전으로 변화할 때”라고 지적했다. 각 대학이 가진 특화된 프로그램 공유를 통해 대학 경쟁력을 물론 국가 경쟁력을 키워야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양대 국제협력처는 교육의 세계화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제 업무 전담기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외국대학과의 교류 및 공동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국제교육 전반에 관한 최신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국제교육과 교류 전반에 대한 계획을 수립해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포부다.

이 처장은 “개교 100주년이 되는 2039년 ‘세계 100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대학 구성원의 해외 교류를 확대하고 학문적 발전과 문화적 차이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대학, 재학생의 국제교류 프로그램이 가장 활발한 대학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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