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와 사범대부터 우선 적용···객관적 평가지표 개발이 과제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현재 고1(3월에 고2 진학)이 대입을 치르는 2017학년도에는 대학입시에서 인성평가가 대폭 강화된다. 교육부는 22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대통령 새해 업무보고를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제정된 인성교육진흥법에 따라 대학 입시에 인성 평가가 반영되도록 유도하고 교원을 양성하는 교대와 사범대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고교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 사업'을 통해 대학입시에 인성을 반영한 대학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사업에는 올해 예산 510억원이 편성돼 있다.

그 밖에 인성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인성교육진흥법에 따라 초중고별 중점사항을 반영한 맞춤형 인성교육 자료와 권장도서 목록 개발에도 나선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이 연구한 인성평가 기재와 매뉴얼을 학교들에 보급한 상태"라며 "모든 입시에 인성을 반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교대와 사범대 중심으로 확대하고 희망 대학은 면접 등 다른 방법을 통해 인성 부분을 강화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폭행 사건을 계기로 교육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인성이 대입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전형요소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이같은 발표가 나온 만큼 정부의 의지는 강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교대의 경우 최근 몇년동안 초등교사의 탈선 사건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면접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는 추세에 있다. 교대의 면접 질문은 기본적인 교직사명감과 기초지식 이외에도 공동체적 인성을 별도 평가한다.

서울교대는 2014학년도 입시에서 A4용지 1장 분량의 제시문을 읽고 나서 면접관의 질문에 대답하도록 했다. 제시문은 아파트 주민들이 지하실 문을 잠가 길고양이가 굶어죽은 사건을 소개하면서 이에 대한 다양한 윤리적 쟁점을 담고 있었다. 지원자들에게 자신이라면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를 대답하게 했다.

의대의 경우에도 서울대 의대가 2014학년도부터 학생 1인당 한 시간에 걸쳐 인성과 적성을 두루 검증하는 ‘다중미니면접’을 실시해오고 있다. 다중미니면접에서는 수학/과학 지식을 묻기보다는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게 만드는 상황을 제시한 뒤에 지원자의 생각을 묻는다. 지원자의 지식보다는 미래 의사가 될만한 인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의 이번 조치는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학생부 전형을 중심으로 인성을 내실 있게 평가한다는 큰 틀만 제시하고 소요 예산이나 참여대학을 제시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016학년도 대입전형계획을 보면 자기소개서, 추천서, 면접 등을 반영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대학 전체정원의 18.7%인 6만7631명만 선발한다”면서 “학생부교과전형, 논술전형, 실기전형, 수능위주전형 등 인성평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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