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두뇌 한국 21 사업(Brain Korea 21)' 공모 분야와 추진 방법 발표를 접한 대학가는 표면적으로는 아직 차분하다.
이는 이 사업의 핵심으로 연간 2천5백억여원이 지원 되는 '대학원 중심대학 및 지역 우수대 육성 사업'의 이해 당사자가 몇 개 대학으로 축소 될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

대표적인 것이 대학원 중심대학 사업에 포함된 과학기술과 인문사회 분야. △정보기술 △생명과학 △기계, 재료, 물리, 화학 등 응용·기초 과학으로 나눠지는 과학기술 분야의 경우 서울대, 포항공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3파전이 예상되고 있어 다른 대학들은 '명함'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귀로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처장과 김범만 포항공대 교무처장은 각각 전 분야에 걸쳐 사업 단을 꾸릴 것이라고 이미 공언한 상태.
이 대학들의 문제는 분야별 협력대학을 어느 대학으로 선정할 것인가 하는 것. 포항공대는 경북대, 영남대 등을, 한국과학기술원은 광주 과학기술원, 충남대 등을 부문별 협력대학의 범주에 두고 참여 신청서 작성에 심혈을 기울 이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다른 대학과의 컨소시엄 구성보다 내부문제 해결이 더 선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매년 1백억원씩 한국학, 문화, 동아시아의 경제·노동 등으로 세분화 하여 지원 예정인 인문사회분야는 어느 단과대학이나 학과에서 주도적으로 맡을지 결정하지 못해 고민 중이다.
최근 국사학과, 동양사학과, 서양사학과, 미학과, 철학과를 각각 역사, 철학관련 학과로 통합하는 것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3개 대학을 제외한 다른 대학들은 비교우위 분야에 온힘을 집중하 고 있다. 고려대는 생명공학분야가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 이 분야와 관련된 사업계획서 작성에 여념이 없는 상태. 연세대, 이화여대 물리학과와의 학위과정 통합사업도 교육 부가 '분야별 컨소시엄은 단독 혹은 2개대학에 한정한다' 밝히면서 앞으로의 진로가 불투명 하다.

이화여대는 대규모 사업분야에는 생명과학, 물리, 정보통신 분야를, 특화분야에서는 디자인, 영상문화 분야에 지원한다는 계획 아래 사업안을 작성하고 있고, 성균관대는 인문사회 분야 의 한국학과 응용과학분야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경희대는 한방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에 따라 이 부분의 주력대학으로 선정되기 위해 일본·중국 대학과도 연계된 '한의학 세계화·국제화'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지방대학들은 '지역우수대학육성'사업이 9개권역(부산, 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전북, 대전·충남, 충북, 강원, 제주)으로 나눠, 각 권역별로 산학협동으로 사업단을 구성하 는 것으로 되어 있어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체와의 연계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2001년까지 학과통합을 하고 산학협동교육체계를 전제로 해당 대학을 선정하는 것이 교육부 시행안으로 나온 상태이기 때문에 부산대, 경북대 등은 상당한 내부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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