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중 플랫폼·콘텐츠 개발 완료 예정…20개 강좌 한국어로

2018년까지 500개 이상 강의 목표…외국어 한국학 강의로 교육한류 노려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온라인 공개강좌(Massive Open Online Course, MOOC)가 올 하반기 국내에 첫 시범 운영된다.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 재교육자, 해외교포 등 다양한 계층이 온라인으로 국내 석학들의 유명 강의를 수강하고 또 피드백까지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시범운영을 위해 교육부는 선도대학 10개교를 선정하고 20개 강좌를 우선 시작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3일 오후 3시 국무회의에서 이를 골자로 한 한국형 MOOC(K-MOOC) 추진방안을 보고했다.

MOOC는 지난 2012년 미국 스탠퍼드대와 예일대 등 총 114개 기관의 강좌를 운영하는 코세라(Coursera)를 시작으로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64개 대학의 강좌를 보유한 에드엑스(edX), 영국의 퓨처런(FutureLearn), 프랑스 펀(FUN), 독일 아이버시티(Iversity), 중국 쉐탕엑스(XuetangX), 일본 갓코(Gacco) 등으로 확산되는 등 이미 세계적인 고등교육 개방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교육부는 한국형 MOOC인 K-MOOC 플랫폼과 콘텐츠를 상반기 중 마련해 올 하반기에 시범 운영에 착수하기로 했다. 내년 100개, 2017년 200개, 2018년 500개 강좌를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우선 한국어 강좌 서비스부터 시작해 점차 외국어 서비스로 확산할 예정이다. 특히 교육한류를 알릴 만한 한국학 강의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학습자는 주로 대학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새로운 지식과 능력을 갖춰야 하는 취업준비생이나 재취업자에 대한 고등교육 기회를 늘리는 것은 물론 기업 및 공공기관과 연계해 신규 직원과 재직자 연수, 재외국민과 외국인을 위한 한국학 교육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학의 수업방식과 질 향상효과도 노리고 있다.

정부는 우선 상반기 중 플랫폼 기반을 조성한다. 공용 플랫폼에서는 학습자가 한 개의 아이디로 모든 대학의 강좌를 무료로 학습할 수 있게 된다. 학습 이력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평생학습계좌제와 연계해 관리한다.

또한 MOOC는 단순 개방형 강좌(Open Course Ware, OCW)와 달리 쌍방향 학습이 특징적이기 때문에, 질의・응답과 과제, 시험, 토론, 학습커뮤니티, 스터디그룹 등 각 대학의 강좌 운영에 필요한 각종 지원기능을 개발해 제공하게 된다. 온라인 사전학습 후 오프라인으로 팀프로젝트나 토론 수업을 진행하는 역진행 수업방식인 ‘플립드러닝(Flipped-learning)을 조합하는 등 교육효과와 국내 고등교육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안에 대한 연구와 시도도 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총183개 대학의 9628개 강좌가 운영되고 있는 고등교육 교육학습자료 공동활용 서비스 KOCW(www.kocw.net)에 탑재된 우수 콘텐츠는 따로 선별해 MOOC콘텐츠로 싣기로 했다. 이미 많은 대학들이 참여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콘텐츠 풀로 활용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3월까지 공모를 통해 10개교를 선정하기로 했다. 사이버대는 제외되며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만을 대상으로 한다. 교육부 추진방안에 따르면 올해 목표를 브랜드 구축·인식 확산으로 설정한 만큼 상위권 대학들을 위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시범운영기간 동안 강의 콘텐츠 개발이나 운영모델은 각 참여 대학들이 주도해 자율성과 다양성을 보장하도록 하고, 대신 콘텐츠 개발과 교육 운영을 위한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각 대학에서 정하는 일정 기준을 충족한 경우, 대학 명의의 이수증(certification)을 발급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미국 대학들처럼 학점이나 학위 연계방식은 당장 도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각 대학에서 자체 학칙으로 정할 경우 인정할 수도 있지만 국내 이러닝 환경상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이러닝에 대한 신뢰성이나 학습자의 자율성 등에 대한 논의가 아직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특히 입시와 연결될 경우 사회적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어, 기술적 검증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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