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헬스앤라이프 민가혜 기자] 대부분의 대학교는 이맘때쯤이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준비로 분주해진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면 각 학과마다 MT가 시작된다. OT나 MT에서 먹거리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학생들끼리 직접 메뉴를 정하고 준비물도 마련하다보니 요리하기가 쉽고 양이 많으며 재료가 적게 들어가는 음식을 주로 먹게 된다.

이렇다보니 가공식품 등을 재료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지난해 학과 집행부장을 맡았던 대학생 김지유(가명)씨는 “가공식품이 몸에 좋지 않은 것은 알지만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음식과 함께 술을 곁들이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음주로 인한 사고를 줄이고자 ‘금주’를 선언하는 대학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활성화되지 못했다.

OT나 MT같은 단체행사에서는 식품 취급이나 위생 문제로 집단 식중독이나 장염 등이 발생할 위험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또한 외부에서 급성 질병이 발병하면 대처하기도 쉽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 가공식품 위주 식단…음주 더해지면 급성 위장 질환 위험 = OT, MT 음식에서 자주 먹게 되는 파전, 오뎅탕, 소시지 야채볶음 등은 대부분 열량이 높고 나트륨이 많이 포함돼 있다. 짜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위장에 무리를 주게 돼 위장관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과도한 열량 때문에 소화력이 떨어져 급체 등의 급성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오랜 시간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경우 재료들이 상하지 않았는지도 잘 살펴야 한다. 상한 음식을 먹게 되면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 상처가 있는 사람은 조리 과정에 참가하지 않는 것이 좋다.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은 상처 등에 번식하기 때문이다. 식중독이 발병하면 구토나 설사 뿐 아니라 심한 경우 신경 마비, 근육 경련, 의식 장애 등의 증상이 일어난다.

파전처럼 기름을 이용하는 음식은 낮은 온도의 술과 함께 섭취하면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채소를 재료로 사용하는 파전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되는 음식은 아니다. 그러나 기름이 소화를 방해하기 때문에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차가운 온도의 술은 위 기능 자체에 부담을 줘 위험성을 키운다.

또한 갑자기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면 위경련 등의 질병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자신의 주량을 모르는 신입생들이 겪기 쉬운 증상이다. 위경련은 경직된 분위기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자극적인 음식, 술 등을 갑자기 많이 섭취하게 되면 발생할 수 있다.

OT, MT에서 식중독, 위장염, 위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우선 자극적인 음식의 섭취를 중단해야 한다.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2~3일 내에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복통이 심하거나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병원진료가 필요하다.

■ OT·MT 음식, 이렇게 바꿔보세요~ = 나혜경 성신여대 교수(식품영양학과)는 “평소 소화력이 좋지 않거나 면역력이 약한 학생의 경우 외부에서 음식을 먹을 때 더욱 주의해야 한다”며 “장시간 이동을 하고 외부 환경이 바뀌면 몸은 음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 교수는 간단한 재료로도 충분히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 OT, MT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의 추천 메뉴는 견과류, 치즈, 샐러드와 말린 과일 등이다.

나 교수는 “OT나 MT에서 자극적인 음식과 함께 과도하게 술을 마시는 문화를 바꾸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학생들이 직접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 등 올바른 식습관을 학습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도 뜻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 대체하면 건강에 좋은 안주

파전

견과류

지방과 다른 지용성 비타민과 필수 지방산을 함유해 꼭 필요한 영양소 보충, 고기의 콜레스테롤을 낮춰 길항작용

쏘야

치즈·말린과일

쏘야의 야채보다 미네랄과 각종 비타민, 우유와 생과일을 먹을 때보다 영양소가 5~10배 가까이 농축

오뎅탕

홍합탕

오뎅탕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칼로리와 적은 나트륨 섭취, 단백질·비타민·무기질 등 다양한 영양소 포함

콘샐러드

샐러드

손쉬운 조리 과정, 채소에 포함된 수분이 간의 해독 작용을 도와 술에 알코올 분해에 도움

해장라면

북엇국

숙취의 원인이 되는 아세트산알데히드 배출에 도움,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체내 지방 축적을 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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