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본지 논설위원/서울과학기술대학 교수·LINC 사업단장)

현재 대학에서 추진하고 있는 산학협력선도대학사업(이하에서는 LINC사업)은 이전에 시행한 다양한 산학협력 사업과는 달리 매우 체계적으로 잘 설계된 사업이다. 이전 산학협력 사업은 주로 성과중심의 단발성 사업이었다면, 현재의 LINC사업은 지속성 보장과 다양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설계된 지속가능한 산학협력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지속성과 다양성을 보장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대학의 교원인사제도를 산학협력 친화형 인사제도로 개편 운영하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대학에서 ‘산학협력만 잘해도 우대받는 풍토를 확산’시키자는 것이다. 교수임용, 승진과 재임용, 교수업적 평가제도에 다양한 형태의 산학협력 실적요소를 포함시키며 교수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연구 리그(league)에서만 활동하지 말고, 기업과 대학이 상통(相通)하는 산학협력 리그에서도 활동하라는 것이다. 기업과의 상통적 산학협력을 촉진함으로써 우수한 교수자원의 연구역량을 기업체의 연구개발이나 경쟁력 제고에 보태자는 취지이다. 
 
적어도 이번 LINC사업이 시행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러한 산학협력 활동을 지속적으로 장려할 만한 여건이 조성돼 있지 못했다. 사실 교수 입장에서는 논문의 질은 둘째치더라도 논문 생산 수만 많아도 다양한 곳에서 자신의 능력을 검증받고, 이를 발판으로 자신의 능력을 한층 더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와 체제가 대학내부와 외부에 다양하게 잘 갖추어져 있다. 결국 특별한 동기부여 없이는 산학협력 리그에서 활동할 필요성을 못 느끼게 돼 있다. 이 때문에 그 동안 대학에서 추진한 산학협력 사업이 예산 투입시에만 반짝하는 성과를 내는 단발성 사업으로 운영돼 왔던 게 사실이다.

특히 이러한 단발성 산학협력 사업은 사업을 기획·관리하는 전담기관이나 정부부처의 해당부서에는 단기간에 원하는 성과를 확보할 수 있어서 좋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를 준비해 추진하는 대학이나 기업에게 많은 불편을 줘왔다. 어떤 기업인은 평소에 연락도 없는 대학교수가 무슨 산학협력 사업만 발표되면 연락해서 이것저것을 요청하는 바람에 산학협력 사업이 오히려 기업에게 매우 불편한 사업으로 오해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지속성 보장 없는 성과중심의 단발성 산학협력 사업의 추진결과로부터 초래된 폐해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에 추진하고 있는 LINC사업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해줄 수 있는 산학협력 사업의 주춧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기업과 대학이 원하는 진정한 의미의 산학협력 사업이 지속적으로 잘 되려면 우선 탄탄한 산학협력 리그를 만들어야 한다. 연구 리그만큼이나 산학협력 리그에서도 산학협력 활동성과가 지속성을 갖고 평가받고 보상받도록 다양한 형태의 산학협력요소가 교원인사제도에 더 반영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이번 LINC사업 평가 단계부터 교원인사제도의 실제 운영실적을 별도로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LINC사업이 종료되더라도 산학협력 친화형 교원인사제도가 잘 운영되고 있는지를 사후 점검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셋째 LINC사업에서 얻은 교원인사제도 운영성과를 타 대학으로 보급·확산시키는 일은 교육부가 직접 추진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지금까지 투입한 막대한 사업예산이 헛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예산기반의 단발성 사업이 아닌 제도기반의 지속적 산학협력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사업기획 단계부터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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