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모트홀브리지 중학교와 긴키대학이 주는 시사점
[사설]모트홀브리지 중학교와 긴키대학이 주는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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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흑인 학생 위주인 뉴욕 브루클린의 한 중학교가 화제에 올랐다. 저소득층 밀집 지역인 브라운스빌의 '모트홀브리지' 중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의 ‘교장 선생님을 가장 존경한다’는 말 때문이었다. 이 이야기를 전한 유명 블로거는 “지난 5년간 뉴욕의 길거리에서 수많은 사람을 붙잡고 즉석 인터뷰를 해왔지만, 존경하는 인물로 자기 학교 교장을 지목한 학생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학생의 존경을 받는 나디아 로페스 교장은 ‘상황’이나 ‘배경’에 굴하지 말자는 자신만의 교육철학을 갖고 있었다. 그녀는 전교생의 85%가 무료급식 대상일 정도로 빈곤층이 많은 ‘모트폴브리지’ 학생들이 절대 기죽지 않도록 자부심을 고취하는 일에 매달렸다.

로페스 교장은 흑인과 히스패닉이 대부분인 제자들에게 늘 모범생(scholar)이라 불렀다. 교직원과 학생들의 유니폼은 과거 아프리카의 왕족을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통일했다. 학생들에게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데에도 열심이었다. 그는 학생들의 동기 부여를 위해 인근 대학 탐방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생들의 자부심을 위해 자신만의 교육을 해나가고 있던 셈이다.

자신만의 교육철학이 뚜렷한 교장 덕분에 아이들은 더 큰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유명 블로거가 '아이들을 하버드로 보내자'는 모금 운동을 시작했고 110만 달러가 모였기 때문이다. 로페스 교장은 이번 모금액을 펀드로 만들어 신입생의 하버드대 견학을 정례화하고, 대학에 진학하는 졸업생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국가도 상황도 다르지만 비근한 예는 또 있다. 일본의 내로라하는 유명 대학들을 제치고 수험생 지원 1위 대학으로 화제가 된 ‘긴키대학’이다. 지난해 오사카의 사립 대학에 일본 대입 수험생 10만 5890명이 몰렸다. 대학정원을 약 7000명으로보면 15대1 정도의 경쟁율을 보인것인데 국내 유수한 대학들의 경쟁율이 4~5대1인점을 감안하면 엄청남 경쟁율을 보인것에는 틀림없다. 긴키대학은 최근 4년 연속 지원자 수 1위였던 메이지(明治)를 비롯해 와세다·니혼 등 도쿄의 대학들을 모두 제쳤다. 간사이지방 대학으로서 사상 첫 전국 지원자수 1위라는 기록도 세웠다.  사실 긴키대학은 결코 소문난 지방 명문대가 아니다. 입학 성적은 도시샤(同志社)나 리쓰메이칸(立命館) 등 간사이 유명 사립대보다도 떨어진다.

하지만 긴키대학의 차별화는 분명했다. 어류 양식 분야에서 뚜렷한 학문적 위상을 보였다. 1955년 가두리 양식법을 개발했고, 2002년에는 참다랑어 완전 양식법 등 세계 최초 양식 기술을 발표해 이 분야에 대한 특성화를 드러냈다. 학교 운영은 학생 위주로 바꿨다. 일본 최초로 인터넷 원서 접수제도를 실시해 지원료를 기존보다 3000엔(약 2만7500원) 낮추는가 하면, 여학생들의 지원율을 높이려고 학과 개편과 시설 정비를 했다. 2000년부터 강의실·도서관 등 교육 시설을 새롭게 개·보수했다. 남자 화장실보다 2배 넓게 만들어진 여자 화장실은 별도 파우더룸까지 갖춰 변화하는 학교라는 이미지를 심었다. 긴키대학은 기존의 것을 파괴하고 ‘자신만의 개성’으로 새롭게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일본의 긴키대학과 미국의 모트홀브리지 중학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자신만의 목소리가 분명했다는 점이다. 상황과 배경이라는 현실적인 조건에 낙담하는 대신 자신만의 특성, 교육 철학을 뚜렷하게 드러낸 것이다. 자신만의 개성을 소중히 하는 데서 희망과 가능성이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을 보여준 이들 두 학교에서 한국의 대학은 배워야 할 것이 많다.

현재 한국대학은 '제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자성해야 한다.  학령인구가 줄어든마뎌며 재정지원을 무기로 구조개혁을  압박하는 정부 정책에 학교 스스로 목줄을 내주지 않았는지. 대학의 특성화를 외치면서도 정작  천편일률적인 대학이 되어가는 모습을 스스로 용인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교육당국 또한 구조개혁을 미끼로 대학 줄세우기에 나서  ‘지표만 좋은 대학’만을 양산한 것이 아닌지, 인성교육을 강화하자고 하면면서도 교육부총리가  나서 '취업이 먼저'라고  나서는 정책의 엇박자는 없는지 반성할 일이다. 

한국의 대학과 교육당국은 위에 예를 든 미국의 중학교와 일본의 한 사립대의 모델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정책에 의한 표준화’, '일렬로 줄서기'가 아닌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결국 ‘경쟁력’이라는 사실이 증명되도록 해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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