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 작년 동일하거나 감소 전망

[한국대학신문 박창환 기자] 2015년 채용시장이 한겨울의 추운 날씨만큼 얼어붙었다. 오는 3월 본격적인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이 시작되는 가운데, 채용규모는 작년과 동일하거나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공동으로 지난달 말 발표한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일자리 기상도’ 조사결과, 500대 기업 가운데 채용계획 확정을 확정한 180개사의 기업 당 평균 채용인원은 126.9명으로 지난해 129.9명보다 2.3% 감소했다. 대한상의는 “올해 국내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확실한 신호가 없는데다 신흥국 경기불안, 중국경제 불안 등이 상존하며 기업들이 보수적인 채용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 인사담당자 10명 중 3명은 ‘2015년 신입 채용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다는 설문결과도 나왔다. 지난 달 5일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포트폴리오 SNS 서비스 웰던투가 함께 인사담당자 216명을 대상으로 한 ‘2015년 신입 채용 규모’ 조사결과, 전체 응답자의 51.4%는 ‘2014년도와 비슷하게 뽑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32.9%는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더 많이 뽑을 것’이라는 의견은 15.7%에 그쳤다.

▲ 인크루트의 2015년 대졸 신입 정규직 채용 전망 조사결과.(자료제공=인크루트)

인크루트는 매년 1700여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채용동향을 조사해오고 있다. 지난 4일 인크루트가 발표한 최근 5년의 채용동향에 따르면  △2010년 –11.5% △2011년 -5.1% △2012년 –5.7% △ 2013년 -4.6% △2014년 -1.7% △2015년 –0.3% 등으로 매년 감소를 보이고 있다.

인크루트 측은 “상장사들의 연간 채용규모는 2012년부터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올해 채용감소 폭은 0.3%로, 2013년 4.6%, 2014년 1.7%에 비해 그 폭이 적다”며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고 대졸 신입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지만, 그 감소세가 줄어들고 있는 점은 희망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조사의 최근 3년간 전년대비 채용규모 증감률을 확인해보면, 대기업은 △2013년 -2% △2014년 -1% △2015년 1.9%가 증가해 미미하나마 증가로 돌아서는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매년 감소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은 △2013년 -9.4% △2014년 –7.7% △2015년 -14.0%으로 특히 올해 들어 더 크게 하락하고 있다. 인크루트 측는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악화로 신규 직원을 채용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며 “교육이 필요한 신입보다는 당장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얼어붙은 채용시장 분위기를 먼저 체감하는 것은 구인구직 업계인 취업포털 사이트들이다.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는 “이번 3월 공채는 유례없이 적은 분위기”라며 “올해 채용을 확정짓지 못한 기업이 2015년 1월 기준 25.4%다. 경기 전망에 대한 불안 때문에 기업들이 시장 분위기를 보고 차차 채용계획을 구체화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채용시장의 분위기도 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커리어 윤영석 팀장은 “지금으로 봐선 대기업 기업채용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작을 것으로 전망 된다”며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자세한 3월 공채 현황은 구정 이후로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 규모가 준다고 해서, 바로 비정규직 채용이 는다고 볼 수 없지만 그만큼 안정적인 일자리 공급이 줄어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15년 1월호 ‘고용동향 브리프’의 ‘비정규직 연령별 현황 및 추이’에 따르면, 2014년의 전체 비정규직 규모는 607만7000명으로 △2007년 대비 37만4000명 △2013년 대비 13만 1000명 증가한 것이다. 25~29세 청년층은 비정규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10.4%를 기록한 이후 △2011년 9.9% △2011년 8.9% △2012년 8.4% △2011년 8.5%으로 지속 감소 중에 있다. 하지만 이를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한국고용정보원 김두순 전임연구원은 “단순히 청년층 비정규직 숫자가 감소했다기 보단 인구 구조의 변화로 인해 경제인구의 증가규모가 과거에 비해 줄어들면서 나타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경제성장을 통한 노동수요 견인형 일자리 창출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존재하므로, 양질의 일자리 확보를 위해 노동시장의 구조적 격차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년유니온 정준영 정책국장은 “채용시장 자체가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불리하다. 이것이 고용형태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것의 책임은 대기업에 있다. 특히 국내 10대 대기업이 몇 조씩 사내보유금을 쌓아놓고 신규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있다”며 “고용활성화에 있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제민주화 같은 조치로 대기업의 횡포를 막거나, 좋은 일자리를 잠재적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민간 채용시장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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