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이래 첫 내부 출신 총장 “교직원과 간담회 등 많은 소통해나갈 것”

10개大, 500개 기업서 시행되는 고용부 '일학습병행제' 모델 대학
“차별화 된 공학교육으로 정규대학교육·평생교육 두 축 이룰 것”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올해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코리아텍의 목표는 당연 'A'등급이죠.”

충남 천안에 위치한 한국기술교육대(이하 코리아텍) 김기영 총장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지역 대학 총장으로서 쉽게 나올 수 없는 말이다. 대부분의 지역대학들은 정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코리아텍이 지금껏 이뤄낸 성과와 가능성을 믿습니다.”

실제로 코리아텍을 보는 대내외적 시각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지난해 한 일간지 ‘재학생 만족도 조사’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으며, ‘교육중심대학 6년 연속 1위’, 교육부 발표 전국 대학 취업률 1위(2014년 85.9%), ‘기업 관점 산학협력 평가’ 최우수대학 선정 등 외부기관으로부터 특히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지역대학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사라져야 한다”며 “코리아텍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와 지표상으로 맞붙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해 12월에 취임한 내부 출신 총장은 인터뷰 내내 강한 자부심과 확고한 자신감으로 가득한 표정이었다. 그를 이처럼 자신만만하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 개교 이래 첫 내부 출신 총장이다. 소회는.
“능력개발교육원장, 교무처장, 대학원장 등의 보직을 할 때는 최종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학교를 사랑하고 일 잘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그러나 지금은 최종 책임을 지는 ‘총장’자리에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눈에 띄지 않았던 문제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총장이 된지 2개월이 지난 지금은 이를 해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역대 총장들은 주로 대학을 외형적, 대외적으로 많이 키워놨다. 이제는 내부적으로 채워야 될 부분이 있다. 취임 직후 교직원들과 간담회 등 많은 소통을 했다. 코리아텍이 매우 젊고 열정가득한 조직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우리대학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학인지도 새삼 깨닫게 됐다. ”

- 최근 정부가 코리아텍의 장기현장실습제를 벤치마킹 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IPP형 일학습병행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 제도의 본 모델인 코리아텍의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IPP, 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 제도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코리아텍은 지난 2012년부터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제를 운영해 학생과 기업 모두에게 호평 받고 있다. 기존의 현장실습 제도와 차별화된 체계적 한국형 Co-op(Cooperative Education, 산학협동교육) 모델이다. 올해 ‘IPP형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는 학생은 대학별 150명(3~4학년 중심, 이공계열 및 상경계열)이며, 대학생들은 기업체로 파견돼 전공관련 직무에서 4~6개월간 장기현장실습과정을 거친다. 실습 기업은 전국 500개 기업이 대상이 될 예정이다. ‘IPP형 일학습병행제’에서 코리아텍의 역할은 고용노동부가 코리아텍 내에 설치한 ‘IPP 허브사업단’을 중심으로 IPP 표준운영 모델 확산 및 컨설팅에 주력하게 된다. 올해부터 연간 1500명의 학생이 500개 기업에 파견되면 장기현장실습이 전국 대학의 실무중심 교육 및 산업체 우수 인력 채용 개선에 있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다.”

- IPP제도란. 자세히 설명해달라.
“ IPP는 대학 교과과정 일부를 산업체에서 이수하는 제도로서 대학과 산업체간 미스매치 해소, 학생 실무능력 및 취업률 향상, 청년실업 문제 해소 등을 목적으로 한다. 학생들은 기업체로부터 월평균 100만원 내외의 수당을 받고, 졸업에 필요한 학점도 취득(최대 15학점)할 수 있다. 수당으로 다음 학기 등록금을 마련하는 등 경제적 효과도 얻는다. IPP는 학생들에겐 실무지식과 기술 습득으로 전공능력 및 취업역량을 강화시키고, 기업에게는 인력활용 및 우수 인재 사전 검증과 고용 비용 절감 등의 효과가 있다.”

- 대학 3.0 방식을 추구하겠다고 했는데.
“과거 수월성 중심의 교육만을 강조하던 ‘전통적인 대학 1.0’을 지나, 대학의 기술적·경제적 공헌과 연구를 중시하는‘기업가적(산업적) 대학 2.0’에 이어 ‘대학 3.0’은 사회적 문제해결에 적극적 참여해야 하는 대학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대학이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대학을 둘러싼 위기와 변화에 보다 공세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나가야 할 때다. 코리아텍을 국내 최고의 ‘인적자원개발 특성화 대학’으로 키울 계획이다.”

- '인적자원개발 특성화 대학'의 주요 방안은.
“현재 정기교육시장은 점점 축소되고 있는 반면에 평생교육시장은 커지고 있다. 코리아텍을 정규대학교육과 평생교육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발전시켜 나갈 생각이다. 이를 위해 이미 정규대학교육과 평생능력교육이라는 듀얼코어시스템(Dual Core System)을 운영할 수 있도록 체제를 개편해 왔으며, 앞으로 두 분야의 우수한 성과가 쌍방향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으로써 큰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될 것으로 본다.”

- 공과대학인데 인성교육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이번 학기 철학교수를 뽑는다. 인성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또 창조적인 지성과 공동체의식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남학생에게는 '나우리'군, 여학생에게는 '우리나'양 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나’도 중요하지만 ‘우리’를 먼저 생각해야한다는 의미다. 이번 오리엔테이션 이름도 ‘나우리 캠프’다. 이외에도 공학계열 중심의 환경에서 자칫 소홀해 지기 쉬운 인문학 소양의 함양을 위해 학기 중에는 매월 각계의 저명인사를 초청해 ‘휴먼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인문학 아카데미’를 통해 다양한 주제의 기초교양특강, 인문학 중점 강의. 인문학 체험프로그램, 고품격의 문화콘텐츠를 학교 내에서 접하게 해주고 학생의 기초교양능력 향상, 창의성 인문학적 소양을 증진시키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인문학 아카데미’는 ‘2013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 학생역량분야 우수사례‘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 김기영 코리아텍 총장(오른쪽)과 박성태 본지 발행인(왼쪽)이 대담하고 있다.

- 정부 대학구조개혁에 대한 대응방안은.
“대학 시장은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한 정규교육시장의 축소, 산업변화 및 고령화로 인한 평생교육시장의 확대가 예상된다. 정규대학 교육분야는 엘리트 중심의 고등교육에서 보편적 고등교육으로 이미 바뀐 지 오래다. 고등교육의 대중화로 교양교육 및 전문교육의 균형이 중요하게 대두됐고, 입학생 간의 실력 차가 커지면서 대학 뿐 아니라 대학원에서도 추가 보충교육이 필요하게 됐다. 평생교육의 기본적인 목적은 교육기회를 전 생애에 걸쳐 학습활동과 사회적 활동을 번갈아 가면서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생활패턴과 교육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다. 코리아텍은 차별화된 공학교육을 중심으로 한 정규교육을 통해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 뿐 만 아니라, 평생교육의 국가적인 모델을 제시해야 하는 미션을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지난해 10월 출범한 온라인평생교육원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기업현장이나 실습실에서만 받는 기술 및 공학분야 교육훈련을 근로자들이 이러닝(e-learning)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하고 학습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온라인평생교육원은 시간과 교육비용 때문에 체계적인 기술분야 교육훈련을 받기 어려웠던 중소기업 생산현장의 근로자들의 교육훈련 및 평생능력개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며,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다.”

■ 김기영 총장은...
1973년 서울 휘문고, 1980년 연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했다. 동대학원에서 금속공학과 석사, 일본 도쿄대 대학원에서 재료공학으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으로 있다가 1997년 한국기술교육대 에너지신소재화학공학부 교수로 부임했다. 이후 교무처장, 능력개발교육원 원장 등을 거쳐 현재 총장으로 대학을 이끌고 있다.

<대담=박성태 본지 발행인, 정리=손현경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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